협동조합에 필요한 것은 교육 한 번이 아니라,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자금을 조달해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 운영하는 힘이다.

기획예산처가 9월 2일 2027년 협동조합 예산안을 818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2026년 본예산 29억 원과 비교하면 약 28배 늘어난 규모다. 이번 예산안은 협동조합을 단순한 교육·판로 지원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경제 주체로 육성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담고 있다.

최근 협동조합은 의료·돌봄, 에너지, 주거, 교육 등 생활과 밀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조합이 초기 설립 이후 디지털 전환, 자금조달, 전문인력 확보, 안정적인 판로 구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예산은 이러한 성장 단계의 공백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생존을 넘어 스케일업으로

첫 번째 축은 협동조합의 성장 기반 강화다. 데이터 기반 경영과 업무 자동화를 지원하는 AX·DX 전환 사업을 900개소에 추진하고, 협약은행을 통해 시중금리보다 2.5%포인트 낮은 대출을 2,000개소에 제공한다. 성장단계별 컨설팅 대상도 57개소에서 84개소로 확대한다.

이는 협동조합이 ‘좋은 취지’를 갖는 것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회계·회원관리·고객관리·홍보를 디지털화하고, 서비스 이용자와 매출 데이터를 관리해야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다만 장비와 시스템을 지원하는 것만으로 디지털 전환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조합별 업무 진단, 활용 교육, 현장 적용, 사후 성과 측정이 한 과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지원 이후 실제 비용이 줄었는지, 이용자가 늘었는지, 매출과 조합원 참여가 개선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27년 협동조합 재정지원 방향>

[로컬넥스트뉴스 정책 이슈] 협동조합 예산 818억 원…‘작은 지원’에서 지역문제 해결 플랫폼으로 전환할까?
기획예산처


사람을 키우지 못하면 예산은 소진된다

전국 15개 지역대학을 협동조합 선도대학으로 지정하고, 일경험 인재 1,000명과 창업팀 500개소를 양성한다. 법률·회계·노무 등 현장 운영을 지원할 코디네이터 300명도 육성한다.

협동조합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사업의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이를 사업계획과 재무구조, 서비스 모델로 구체화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코디네이터가 단순 행정 안내자에 머물지 않고 조합의 문제를 진단하고 전문가·금융기관·공공기관을 연결하는 실무 파트너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선도대학 역시 교육 수료자 숫자보다 지역 협동조합과의 실제 프로젝트, 취·창업 연계, 창업 후 생존율을 관리해야 한다. 대학과 조합, 지방정부가 따로 움직이면 교육은 또 하나의 단기 프로그램으로 끝날 수 있다.


공공서비스 사업화가 지역정책의 시험대

이번 예산의 핵심은 협동조합을 지역 공공서비스 공급자로 연결하는 데 있다. 의료·돌봄·주거·교육·에너지 등 5대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기획하고, 지역기반 활성화 50개소, 공공서비스 기획 100개 모델과 사업화 80개 모델을 지원한다.

지역소멸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협동조합은 주민이 직접 서비스의 생산자이자 이용자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사업모델이 만들어졌다고 공공서비스가 자동으로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어떤 서비스를 구매할지, 운영비를 어떻게 마련할지, 서비스 품질과 책임을 누가 관리할지까지 사전에 설계해야 한다.

협동조합 예산 818억 원은 규모 자체보다 정책의 방향 전환에 의미가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많은 조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흘러가면 과거의 분산형 사업과 다르지 않다. 조합의 성장단계별 지원경로를 만들고, 디지털 전환·금융·전문인력·공공판로를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연결해야 한다.

성과도 집행액이 아니라 조합의 생존율, 유료 이용자, 매출, 고용, 조합원 참여, 지역서비스 개선 효과로 측정해야 한다. 역대 최대 예산이 지역공동체의 회복과 사회연대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결국 현장 운영주체와 성과관리 체계에 달려 있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로컬넥스트뉴스 정책 이슈] 협동조합 예산 818억 원…‘작은 지원’에서 지역문제 해결 플랫폼으로 전환할까?기획예산처가 2027년 협동조합 예산안으로 818억 원을 편성했다. 2026년 29억 원보다 약 28배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 교육·판로 중심의 일회성 지원에서 벗어나 AX·DX 전환, 저금리 금융, 전문인력 양성, 지역 공공서비스 사업화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 다만 예산 확대가 협동조합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지역문제 해결로 이어지려면 사업 간 연결과 성과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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