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이 커졌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지원받은 기업과 상권이 3년 뒤에도 시장에서 살아남는가에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7년 예산안을 18조724억 원으로 편성하고 9월 3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2026년 본예산 16조5,233억 원보다 1조5,491억 원 증가한 규모다.

이번 예산안의 특징은 단순한 사업 확대가 아니다. 중기부는 소액·분산형 지원사업을 줄이고, 창업·성장·도약·재도전으로 이어지는 성장경로에 재원을 집중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지원 대상을 넓히는 정책에서 기업의 다음 단계 이동을 돕는 정책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셈이다.


창업 지원, ‘선발’에서 ‘성장경로’로

‘모두의 창업’에는 4,411억 원이 편성된다. 지원 인원은 올해 1만5,000명에서 내년 2만 명으로 늘고, 단계별 사업화 자금 평균 지원액도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확대된다. 창업을 개인의 도전으로 남겨두지 않고 커뮤니티와 연결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지역창업패키지에는 1,700억 원이 신규 편성된다. 창업도시 소재 기업이나 지역 이전 희망 기업에 최대 5억 원의 사업화자금과 지역정착 비용을 지원한다. 창업중심대학 예산은 1,083억 원으로 늘고, 모태펀드 출자 예산도 1조3,000억 원으로 확대된다.

이 조합은 수도권 중심 창업 생태계를 지역으로 분산하고, 공공지원 이후 민간투자까지 연결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정착이 완성되지 않는다. 인재 확보, 고객시장, 후속 투자, 연구·제조 인프라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지역창업 예산의 성과도 이전 기업 수보다 생존율과 매출, 고용, 지역 내 거래로 평가해야 한다.


AI·R&D 예산, 기술보다 사업화가 관건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에는 100억 원, 기술사업화패키지에는 540억 원이 배정된다. 피지컬 AI 실증에는 1,728억 원, 중기부 R&D에는 2조5,537억 원이 편성된다. 민간이 먼저 투자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팁스 방식 R&D는 1조3,435억 원으로 확대되고, R&D 사업화 보증도 930억 원으로 늘어난다.

점프업 프로그램은 595억 원에서 1,642억 원으로 대폭 확대된다. 제조AI 기반 스마트공장에는 4,682억 원, 수출지원 예산에는 3,137억 원이 편성된다.

방향은 분명하다. AI와 기술개발을 별도 사업으로 끝내지 않고 실증·사업화·수출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장비를 도입하고 R&D 과제를 수행했다고 AX 전환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별 생산성 개선, 불량률 감소, 인력 재배치, 신규 매출 등 사업 성과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 공급기관 중심의 실적보다 수요기업의 변화가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로컬넥스트뉴스_이슈 분석] 중기부 2027년 예산 18조724억 원…역대 최대의 승부처는 ‘성장경로’다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소상공인 정책, 생존과 재기의 안전망으로

전통시장 안전관리패키지는 132억 원에서 562억 원으로, 전통시장 육성사업은 315억 원에서 427억 원으로 확대된다. 로컬 테마상권에는 200억 원, 글로벌 상권에는 72억 원이 편성된다.

소상공인 정책도 변화가 크다. 청년 소상공인 정책보험에 300억 원, 희망리턴패키지에 3,153억 원을 투입한다. 건강검진에 따른 휴업비와 대체인력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에는 2,050억 원이 새로 편성된다.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지원 199억 원, 산재보험료 지원 42억 원도 포함됐다.

이는 소상공인을 단순한 정책자금 수혜자가 아니라 위기·폐업·재도전 과정에서 보호해야 할 경제주체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로컬 테마상권이 시설과 행사 중심으로 집행되면 과거 상권사업의 한계를 반복할 수 있다. 지역의 실제 소비수요, 대표상품, 상인조직, 운영주체, 재방문 데이터를 사업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2027년 예산안의 성공 조건은 프로그램의 숫자가 아니다. 기업과 상권이 자신의 현재 단계에 맞는 지원을 선택하고, 다음 단계로 이동하도록 연결하는 운영체계다. 중기부는 사업별 집행률을 넘어 창업 생존율, 민간투자, 매출·고용, 지역정착, 상권 재방문과 같은 결과지표를 공개해야 한다. 역대 최대 예산이 역대 최대 성과가 되려면 ‘얼마를 지원했는가’에서 ‘무엇이 달라졌는가’로 평가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로컬넥스트뉴스_이슈 분석] 중기부 2027년 예산 18조724억 원…역대 최대의 승부처는 ‘성장경로’다중소벤처기업부가 2027년 예산 정부안으로 18조724억 원을 편성했다. 전년보다 1조5,491억 원, 9.4%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창업부터 성장·도약·재도전까지 성장사다리를 구축하고, 전통시장·지역상권·소상공인 안전망과 AI·R&D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사업을 많이 늘리는 것보다 기업의 생존·매출·고용·지역정착으로 연결하는 실행체계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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