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재정위기를 줄이는 과정에서 31개 시군의 예산이 먼저 흔들린다면, 도비 축소는 긴축을 넘어 부담 이전이 될 수 있다.

경기도는 9월 3일 31개 시군 부단체장 회의에서 도비 보조율이 30%를 넘는 시군 보조사업에 기준보조율 30%를 적용하겠다는 2027년 예산편성 원칙을 전달했다. 법적 의무부담 근거가 없는 국고보조사업의 도비 지원도 단계적으로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는 모든 사업과 시군에 30%를 일률 적용한다는 취지는 아니며, 사업별 검토와 시군 소통을 거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군 보조사업 961개 중 도비 비율이 30%를 넘는 사업은 421개로 43.8%다. 내년도 지원율이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31개 시군은 도비 감소분과 자체 부담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세수는 줄고, 줄이기 어려운 지출은 늘었다

경기도가 제시한 직접적인 원인은 세수 감소다. 도 세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2022년 약 11조 원에서 2026년 8조 원 수준으로 25.9% 감소했다. 부동산 거래에 민감한 세입은 줄었지만 조정교부금, 복지, 안전, 교통 등 법정·의무 성격의 지출은 단기간에 줄이기 어렵다. 경기도는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여서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사업 재원이 전체 예산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경기도 재정위기 대응 TF는 2022년부터 매년 1조 원이 넘는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도는 기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도비 보조율을 낮춰도 공공서비스 비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도가 덜 부담한 금액을 시군이 추가로 내거나, 감당하지 못하면 사업 규모와 주민 혜택이 줄어든다.


31개 시군 부담, 보조율에 따라 최대 133% 증가

총사업비 10억 원인 사업을 도와 시군이 5억 원씩 부담했다고 가정하자. 도비 비율이 50%에서 30%로 낮아지면 시군 부담은 5억 원에서 7억 원으로 2억 원 늘어난다. 기존보다 40% 증가한다. 도비 70%, 시군비 30% 사업이라면 시군 부담은 3억 원에서 7억 원으로 4억 원 늘어 증가율이 133%에 달한다.

421개 사업이 모두 같은 폭으로 조정된다는 뜻은 아니다. 기존 도비 비중이 높았던 사업일수록 시군이 메워야 할 금액이 커진다. 부족분을 채우면 다른 사업이 줄고, 채우지 못하면 지원 대상과 금액이 축소된다.

31개 시군의 충격도 다르다. 자체 세입이 많은 시군은 부족분을 일부 흡수할 수 있지만, 인구가 많은 도시일수록 복지·교통·도시관리 수요가 크다. 재정 기반이 약한 시군은 작은 사업 하나의 부담 증가가 여러 생활사업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30% 기준이 실제로는 지역별 서비스 격차를 만드는 구조다.

국고보조사업은 부담이 더 복잡하다. 도가 분담하던 지방비를 지원하지 않으면 국비 공모에 선정돼도 시군이 지방비를 모두 마련해야 한다. 인력·유지관리·운영비까지 매년 발생해 국비 사업이 기초지자체의 고정지출이 될 수 있다.


사업 중단은 주민 혜택과 정책 신뢰를 동시에 흔든다

청년·농어민·복지사업은 예산 조정의 영향이 주민에게 즉시 전달된다. 기존 도비 70%, 시군비 30% 구조였던 청년기본소득은 도비 비중이 낮아질 경우 시군 부담이 급증하는 사례로 거론된다. 성남시는 도비 30%, 시비 70%가 적용되면 연간 부담액이 약 6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업별 분담률은 최종 확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시군의 대응은 추가 부담, 사업 축소, 사업 중단으로 좁혀진다. 추가 부담을 선택하면 다른 자체사업이 줄고, 축소·중단하면 수혜자와 지원액, 참여 기관의 계획이 흔들린다.

더 큰 문제는 같은 경기도 안에서 거주 지역에 따라 정책 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재정 여력이 있는 시군은 자체 예산으로 사업을 유지하지만, 재정이 약한 시군은 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 도비 조정이 지역 균형 장치와 결합하지 않으면 재정력이 복지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도비 지원을 전제로 조례와 예산을 만든 계속사업의 분담률이 바뀌면 시군은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국비 공모도 선정 이후 지방비와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부터 따져야 한다.

경기도 지방보조금 관리 조례는 보건·사회와 도로·교통 분야를 30~70%, 산업·경제와 문화·체육 등 일부 분야를 30~50% 범위로 두고, 시군 재정력에 따른 차등보조 근거를 담고 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사업별 특성과 시군별 재정 여건이 반영되는지다. 

경기도 재정위기는 세입 구조와 고정지출을 함께 살펴야 한다. 도비 절감액만으로는 31개 시군의 추가 부담과 주민 서비스 감소를 알 수 없다. 도비 감소액, 시군별 부담 증가액, 영향받는 사업과 주민 수, 향후 운영비를 함께 공개해야 도민이 이번 조정을 판단할 수 있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로컬넥스트뉴스_이슈 분석] 경기도 도비 30% 제한, 왜 나왔나…31개 시군 부담은 얼마나 커지나경기도가 2027년 도비 비율이 30%를 넘는 시군 보조사업에 기준보조율 30%를 적용하고, 법적 의무가 없는 국고보조사업의 도비 지원을 단계적으로 정비한다. 취득세 감소가 배경이지만, 도비 축소가 31개 시군의 자체 부담 증가와 주민 서비스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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