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십 년 국민연금을 내는데, 외국인은 한국에서 한 달 일하고 평생 연금을 받는다고?”

이런 반응이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수급연령을 놓고 국민이 오랫동안 부담을 나누고 있는 상황에서 ‘1개월 가입 후 119개월 추납’이라는 사례는 법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렇다고 사실을 과장해서도 안 된다.


실제로 1개월 가입 뒤 119개월 추납한 사례는 있다

여러 보도의 국민연금공단 확인 기사에 따르면 중국 국적 A씨는 방문취업(H-2) 자격으로 국내 사업장에서 1개월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이후 60세가 된 뒤 119개월분의 보험료를 추후납부해 총 120개월, 즉 노령연금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웠고 현재 매달 연금을 받고 있다.

중국 국적 B씨 역시 건설 일용직으로 짧게 가입한 뒤 반환일시금을 받았다가 재입국해 반납·추납 등을 거쳐 연금수급권을 확보했다. 영주자격을 가진 중국 국적 C씨는 현재 중국에 거주하면서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공단 현장에서는 일부 외국인 체류자격 보유자, 특히 한국계 중국인의 추납 신청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한 달치 보험료만 내고 평생 연금을 받는다’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

추납은 공짜로 가입기간을 인정해주는 제도가 아니다. 추납 대상기간의 보험료를 실제로 납부해야 한다.

또 누구든 119개월을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국민연금공단은 보험료를 1개월 이상 납부한 이후 무소득배우자 등으로 적용에서 제외된 기간이나 실직 등으로 납부예외를 받은 기간 등 실제 추납 가능한 과거 기간이 있어야 최대 119개월까지 추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최저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논란의 이유가 조금 더 선명해진다

2026년 7월부터 국민연금 기준소득월액 하한은 41만원이고 보험료율은 9.5%다. 최저 기준 월 보험료는 3만8950원이다.

이를 제도 이해를 위한 단순 가상계산에 적용해보자. 기준소득월액 하한 

119개월의 추납보험료는 약 463만5000원이다.

국민연금공단의 2026년 예상연금월액표에서는 가입기간 중 평균 기준소득월액이 41만원이고 가입기간이 10년일 경우 예상 노령연금을 월 19만3680원으로 제시한다.

이를 단순 누적하면 다음과 같다.

  • 월 예상연금 약 19만3680원
  • 1년 약 232만4000원
  • 10년 약 2324만원
  • 20년 약 4648만원

(참고로 소득을 150만원으로 신고한다면 119개월 단순 계산 추납보험료는 약 1,695만7500원이다.

국민연금공단의 2026년 7월 예상연금월액표를 보면 가입기간 중 기준소득월액 평균이 150만원이고 가입기간이 10년인 경우 예상 노령연금은 월 25만2270원이다.

현재 금액으로 단순 누적해보면 다음과 같다.

  • 월 보험료: 14만2500원
  • 119개월 추납보험료: 약 1,695만7500원
  • 예상 노령연금: 월 25만2270원
  • 1년 수령액: 약 302만7240원
  • 10년 수령 시: 약 3027만2400원
  • 20년 수령 시: 약 6054만4800원 ==> 이 경우도 10년을 수령하면 2배 내외를 수령)

다만 이는 단순 가상 시뮬레이션으므로 ‘463만원을 내고 4648만원을 돌려받는다’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은 자신이 낸 돈만 되돌려 받는 적금이 아니다.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을 반영하는 소득재분배와 종신급여 기능을 가진 사회보험이다. 실제 연금액은 개인의 가입이력과 소득 등에 따라 다르며 연금액은 물가변동도 반영한다.

무엇보다 논란이 된 중국 국적 A씨가 실제로 얼마를 추납했고 월 얼마를 받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위 숫자는 2026년 최저 기준을 적용해 제도의 구조를 보여주는 시뮬레이션일 뿐이다.


국민이 불편해하는 대목은 돈보다 ‘가입의 실질성’이다

국민연금은 법적으로 국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부조가 아니다. 외국인 근로자도 적용 대상이면 보험료를 부담하며 수급요건을 충족하면 연금급여를 받을 수 있다. 사업장가입자에는 외국인 근로자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추납제도가 필요한가가 아니라 실제 국민연금 가입 1개월과 최대 119개월의 사후납부 사이에 별도의 실질적인 국내 가입기간 기준이 없는 것이 적정한가를 물어야 한다.

추납은 실직과 사업중단, 경력단절 등으로 보험료를 낼 수 없었던 사람에게 다시 노후소득 보장의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그런데 실제 국내 가입기간이 1개월인 외국인이 추납을 통해 곧바로 10년을 만들어 종신연금에 진입하는 사례가 나타난다면 제도 취지와 적용기준을 한 번쯤 다시 살펴볼 이유는 충분하다.

특정 국가에 대한 국민의 반감도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다. 실제 이번에 공개된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국적자들이고 공단 현장에서도 한국계 중국인의 추납 증가가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국회 제출자료에서도 2022년 외국인 추납 신청자 가운데 한국계 중국인이 61.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다만 이는 과거 특정 연도의 자료이므로 현재 외국인 추납자의 대부분이 중국인이라고 확대해서는 안 된다.


해외에서 사망하면 어떻게 확인하나

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연금을 받던 외국인이 중국 등 해외로 돌아가도 노령연금은 계속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 수급자를 대상으로 연 1회 수급권 확인을 실시하고 사망·결혼·이혼 등 변동사항을 증명하는 자료를 요구한다. 제출하지 않으면 연금 지급을 일시 중지할 수도 있고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확인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행정정보처럼 해외의 사망과 가족관계 변동을 즉시 확인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공단 일선에서는 국가마다 가족관계·혼인 증명방식이 다르고 서류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우며 해외 거주자의 사망 여부를 적시에 파악하지 못할 경우 연금 과오지급이나 유족연금 관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이 아니라 ‘제도의 문턱’을 손볼 때다

이번 문제를 “외국인에게 국민연금을 주지 말자”는 방향으로 끌고 가면 답을 찾기 어렵다.

한국에서 장기간 일하고 보험료를 충실히 낸 외국인까지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적법하게 보험료를 내고 수급요건을 충족하면 원칙적으로 같은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사회보험의 기본이다.

그렇다고 ‘법에 있으니 문제없다’는 설명만으로 국민이 느끼는 불공정성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 가입 1개월만으로 최대 119개월의 추납 문이 열리는 것이 적절한가. 추납으로 수급권을 만든 사람이 해외로 출국한 뒤 국내 수급자에 준하는 수준으로 생존과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가. 외국인의 체류기간과 국내 연금제도 참여 정도를 추납 자격에 어느 정도 반영할 필요는 없는가.

국민연금은 법률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수십 년간 보험료를 부담하는 가입자가 “누가 이용해도 납부와 혜택의 기준이 납득할 만하다”​고 믿어야 유지될 수 있다.

이번 논란에서 점검해야 할 것은 외국인의 국적이 아니라 지나치게 낮아 보이는 추납 진입 문턱과 해외 수급권 관리의 빈틈이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로컬넥스트뉴스 팩트체크] 한국서 1개월 가입, 119개월 추납해 평생 노령연금…왜 논란이 커지나한국에서 국민연금에 1개월 가입한 중국 국적자가 119개월의 보험료를 추후납부해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운 뒤 노령연금을 받는 실제 사례가 확인됐다. 보험료 한 달치만 내고 평생 연금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가입기간이 매우 짧아도 장기간 추납을 통해 종신급여 수급권을 만들 수 있다는 점과 해외 수급자의 사후관리 문제가 형평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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