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을 숙박시설로 바꾸고 주민에게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마을 태양광 발전으로 얻은 수익을 주민 복지와 마을버스 운영에 다시 쓸 수 있을까.

지금까지 이런 사업은 일부 지역의 특별한 사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조금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행정안전부는 20일 국가 차원의 사회연대경제 통합 정책을 제도화하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 공포 절차를 거쳐 공포 6개월 후 시행될 예정이다.

사회연대경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용어부터 다소 낯설다.

법안은 사회연대경제를 ‘호혜협력과 연대를 바탕으로 공동체 구성원의 공동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경제활동’으로 정의한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셜벤처 등이 대표적이다. 법안에는 농·수협, 산림조합, 신협, 새마을금고, 중소기업협동조합 등도 일정 범위에서 사회연대경제기업에 포함된다.

그동안 이들 조직을 지원하는 정책은 각 부처와 개별 법률에 흩어져 있었다. 비슷한 사업을 하면서도 지원기관과 정책이 달랐고, 지역에서는 사업 간 연결이 쉽지 않았다.

이번 기본법이 바꾸려는 첫 번째 지점이 바로 이 ‘각자 지원’의 구조​다.

지역에서 가장 크게 달라질 것은 ‘계획과 연결’이다

법이 시행되면 정부는 5년마다 사회연대경제 기본계획을 세워야 한다. 시·도 역시 지역 여건에 맞춘 5년 단위 기본계획과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대통령 소속 사회연대경제발전위원회와 시·도 지역위원회도 정책을 심의·조정한다.

현장에서 보면 꽤 중요한 변화다.

지금까지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기업대로, 마을기업은 마을기업대로 운영됐다면 앞으로는 빈집, 돌봄, 일자리, 지역소멸 같은 하나의 지역 문제를 놓고 여러 조직과 정책을 연결할 여지​가 커진다.

시·도별 사회연대경제지원센터 설치·운영도 법에 담겼다. 지역마다 흩어진 조직을 연결하고 정책 안내와 지원사업을 맡는 현장 거점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지원금보다 눈여겨볼 것은 ‘시장과 돈’이다

이번 법에서 현장 기업이 가장 관심을 가질 부분은 판로와 금융이다.

공공기관은 사회연대경제기업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의 우선구매를 촉진하고 구매계획에 별도의 구매목표를 담도록 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서비스를 민간에 맡길 때도 사회연대경제기업을 우선 고려하도록 했다.

부지와 시설비 지원·융자, 국·공유재산 사용료 감면의 근거도 마련됐다.

특히 사회연대금융이 법률에 들어온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조직에 투자·융자·보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중개기관과 전담기관을 지정하고 별도의 금융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좋은 일을 하지만 담보와 매출이 부족해 자금을 구하기 어렵다”는 조직들이 많았다.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한다면 지원금이 끝난 뒤에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자금 통로가 하나 더 생길 수 있다.

[로컬넥스트뉴스 이슈] 사회연대경제기본법 8월 20일 국회 통과…지역에서 무엇이 달라지나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2026. 08. 20

빈집이 저절로 호텔이 되는 법은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법과 관련해 경주의 ‘행복황촌 마을호텔’, 여주의 ‘햇빛두레발전소’, 대구 동구 안심마을, 남양주 ‘위스테이별내’ 등을 사회연대경제의 현장 사례로 소개했다. 주민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빈집을 숙박시설로 활용하거나 발전 수익을 지역에 다시 투자하는 방식이다.

다만 법이 만들어졌다고 이런 사업이 전국에서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지역이 풀어야 할 문제를 먼저 찾아야 한다. 그 문제를 해결할 주민과 기업, 협동조합을 조직하고 시장에서 지속될 사업모델까지 만들어야 한다.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지역에 던지는 변화는 ‘지원받을 조직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지역 문제를 경제활동으로 풀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것’에 가깝다.

법의 성패도 여기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지원사업과 조직 숫자가 늘어나는 데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빈집·돌봄·상권·에너지·일자리 같은 지역의 오래된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면서 수익까지 만들어내는 지역경제 모델로 이어질 것인가.

법은 이제 국회를 통과했다. 지역에서 해야 할 일은 사회연대경제를 또 하나의 공모사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로컬넥스트뉴스 이슈] 사회연대경제기본법 8월 20일 국회 통과…지역에서 무엇이 달라지나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으로 나뉘어 추진돼 온 사회연대경제 정책을 하나의 국가 정책체계로 묶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8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역에서 주목할 변화는 단순한 지원사업 확대보다 5년 단위 계획, 공공구매, 사회연대금융, 지역 지원체계를 연결해 사회문제를 ‘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생긴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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