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을 시장 앞까지 데려오는 일보다 어려운 것은 그들이 시장 안에서 머물고, 사고,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일이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가 8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지 ‘2026 인천 전통시장 스탬프투어’를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전통시장을 단순한 장보기 공간이 아니라 인천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경험하는 관광 동선으로 연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투어에는 7개 군·구의 전통시장 17곳과 320여 개 가맹점이 참여한다. 용현시장, 일신시장, 장승백이전통시장 등 3곳이 새로 합류했다. 방문객 분산과 운영 편의를 위해 1차와 2차로 나누어 진행하며, 총 16개 코스를 운영한다.
시장 하나를 관광 동선의 출발점으로 만들다
참여자는 스마트폰에 ‘인천e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지정된 전통시장과 인근 관광지를 방문하면 GPS를 통해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제물포·문학·부평 권역과 지역특화 권역을 중심으로 시장과 주변 명소를 묶은 방식이다.
전통시장은 그동안 관광지 주변에서 소비가 일어나는 장소로만 다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투어는 시장 자체를 여행의 목적지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시장을 하나의 점으로 두고, 관광명소와 시장을 코스로 연결해 방문객의 이동을 설계했다.
이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면 관광객은 명소를 둘러본 뒤 시장을 지나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식사하고 간식을 사고 지역의 생활문화를 경험하게 된다. 지역관광에서 중요한 변화는 관광객 수의 증가보다 관광객의 동선이 지역 안으로 깊어지는 데서 나타난다.
![[로컬넥스트 현장] 인천 전통시장 17곳 잇는 스탬프투어…관광객의 발길, 골목상권 매출로 이어질까](/api/uploads/articles%2Fb3b4609b-c33a-410b-b9a2-76b3bad13e14.jpg)
쿠폰은 방문을 만들고, 상인은 경험을 완성해야 한다
코스 하나를 완주할 때마다 5천 원 할인쿠폰이 즉시 발급된다. 16개 코스를 모두 완주하면 1인당 최대 8만 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쿠폰은 참여 시장 320여 개 가맹점에서 식재료, 길거리 음식, 생활잡화 등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다.
할인 혜택은 참여를 유도하는 강력한 장치다. 하지만 쿠폰이 발급됐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방문객이 어느 점포에서 무엇을 사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어야 하고, 시장마다 대표상품과 추천 동선이 보여야 한다.
상인에게도 준비가 필요하다. 행사 기간에만 가격을 낮추는 방식보다 처음 방문한 고객이 다시 찾을 만한 상품, 포장, 응대, 결제환경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관광객에게 시장의 첫인상은 간판보다 상인의 설명과 구매 경험에서 만들어진다.
만 14세 미만의 참여가 가능하고 외국인을 위한 영어 서비스도 제공되는 점은 가족관광과 외래객 유입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앱 설치와 GPS 인증 과정에서 불편이 생기면 참여가 중단될 수 있는 만큼 현장 안내와 상인들의 참여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완주자 수보다 체류시간과 재방문을 봐야 한다
이번 투어의 성과를 완주자 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시장별 방문객 수, 쿠폰 사용률, 평균 소비액, 시장 체류시간, 여러 시장을 방문한 비율을 함께 살펴야 한다. 행사 이후 다시 시장을 찾은 고객이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쿠폰 사용이 특정 점포에만 집중되는지, 신규 고객이 다양한 가맹점을 경험하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시장별 데이터를 축적하면 다음 관광상품을 설계할 때 어떤 상품과 동선이 실제 소비를 만들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스탬프투어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행사 종료 이후가 더 중요하다. 완주자에게 다음 방문을 유도하는 쿠폰과 계절별 시장 콘텐츠를 제공하고, 참여 상인들이 공동상품과 재방문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지원해야 한다.
인천 전통시장 스탬프투어는 관광과 상권을 연결하는 좋은 출발점이다. 다만 관광객을 모으는 데서 멈추지 않고 체류와 소비, 재방문을 설계할 때 비로소 골목상권의 변화가 시작된다.
저작권자 © 로컬넥스트뉴스(LOCALNEXT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로컬넥스트 현장] 인천 전통시장 17곳 잇는 스탬프투어…관광객의 발길, 골목상권 매출로 이어질까](/api/uploads/articles%2Fed92e6da-53fa-4b58-96d9-642a77506602.jpg)

로컬넥스트뉴스
![[로컬넥스트뉴스_이슈 분석] 비어가는 원도심, ‘건물’이 아니라 사람의 이유를 다시 채워야 한다. 「원도심 RE:CORE 프로젝트」 시범사업 신규 추진](/api/uploads/articles%2F5ad4e748-084b-43d2-8c4c-e22848494bba.jpg)
![[로컬넥스트뉴스 특집: 골목형상점가 2,000개 시대, 그 과제는?] ④ 지원받은 골목만 살아남는가](/api/uploads/articles%2F785b1a70-24ca-4c94-8755-0da7f615002f.jpg)
![[로컬넥스트뉴스 트렌드] 떡 시장은 1조원을 바라보는데, 왜 동네 떡집은 힘들까…‘힙한 떡’이 바꾼 소비 공식](/api/uploads/articles%2F571068bc-0f9a-4cf7-90da-91e86196a47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