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인재개발원 강의실에서 진행된 김용한 박사의 서울시 소상공인 지원정책 강의는 ‘지원사업이 얼마나 많은가’보다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적절한 지원이 연결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김용한 박사는 강의에서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정책이 과거 개별 점포 지원 중심에서 상권 생태계와 지역경제 회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책 담당자 역시 사업 공고를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현장의 문제를 진단해 적합한 정책과 지원기관을 연결하는 코디네이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자료가 인용한 서울신용보증재단·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3년 기준 96만4천379개의 사업체가 있는 거대한 생활경제 공간이다. 도매·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비중이 높은 만큼 경기와 소비 변화에 민감하며, 같은 서울 안에서도 주거지·오피스·관광·대학가 상권의 경영환경은 크게 다르다.

소상공인이 느끼는 경영 압박도 뚜렷했다. 경쟁 심화를 꼽은 비율은 51.2%로 가장 높았고, 원재료비 상승은 23.5%, 대출상환 이자부담은 7.0%로 나타났다. 자금 사용처는 원자재 구매가 48.3%, 운영경비 충당이 32.5%를 차지했다. 정책자금이 기술개발이나 매출 확대보다 당장의 비용을 감당하는 데 사용되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박사는 이 같은 통계를 단순한 현황 설명이 아니라 정책 설계의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경쟁이 심한 점포에 동일한 홍보사업을 적용하거나, 매출 감소로 위기에 놓인 사업자에게 성장형 사업만 안내하는 방식으로는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금·컨설팅·판로·디지털 전환·재기 지원이 사업자의 현재 단계와 문제에 맞게 연결돼야 한다.

서울시 소상공인 지원정책은 창업 준비, 운영 안정, 성장 전환, 위기 회복이라는 성장단계별 구조로 설명됐다. 예비창업자에게는 상권분석과 창업교육, 사업모델 점검이 필요하고, 초기 사업자에게는 보증·정책자금과 노무·세무 상담이 중요하다. 성장 단계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판로 확대, 브랜딩·마케팅이 요구되며, 위기 사업자에게는 매출 진단과 채무조정 연계, 사업정리와 재도전 교육이 필요하다.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기관별 역할도 분명해야 한다. 서울시는 정책 방향과 예산·사업을 설계하고,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보증·자금과 경영지원을 담당한다. 자치구는 지역 내 수요를 발굴하고 대상자를 선정해 홍보와 연결을 맡으며, 현장 지원기관은 교육·컨설팅·실습·사후관리를 수행한다. 정보가 분산되거나 기관 간 연계가 끊기면 소상공인은 여러 창구를 반복해서 찾아야 하고, 지원 중복과 사각지대가 동시에 발생한다.

강의에서는 상권과 점포를 구분하는 실무적 판단도 강조됐다. 상권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지리적 권역이고, 전통시장과 상점가, 골목형상점가는 법적 근거와 지정 방식이 다르다. 골목상권은 생활권 안에서 형성된 실질적 상권 개념에 가깝다. 따라서 정책 담당자는 사업명을 먼저 선택하기보다 법적 지원대상인지, 점포 문제인지 상권 문제인지,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고객행동 변화에 대한 대응도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오프라인 상권은 생필품 공급만으로 고객을 붙잡기 어렵다. 특별한 상품과 체험, 지역문화, 커뮤니티, 생활문제 해결 등 ‘이곳에 방문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주거지 상권은 생활편의와 안전, 오피스 상권은 시간가치와 간편한 서비스, 관광·대학가 상권은 체험과 리뷰·예약·콘텐츠가 핵심이 될 수 있다.

디지털과 인공지능 활용도 모든 상인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할 과제가 아니다. 업종과 고객, 상인의 역량을 고려해 네이버 검색·리뷰, SNS·숏폼, 유튜브, 배달·예약 플랫폼 가운데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최신 도구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유입과 재방문을 높이는 데 어떤 기술이 실제로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이번 강의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소상공인 정책의 성패는 사업비 집행률이나 지원 대상자 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창업 후 생존율, 재방문율, 매출과 고용 변화, 온라인 유입, 상인 간 협업과 판로 확대까지 확인해야 한다. 서울특별시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김용한 박사의 강의는 자치구 행정이 ‘지원사업을 안내하는 창구’에서 ‘소상공인의 다음 단계를 설계하는 현장형 정책 파트너’로 전환해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했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현장] 서울특별시인재개발원서 열린 김용한 박사의 서울시 소상공인지원정책 강의서울특별시인재개발원에서 김용한 박사의 서울시 소상공인 지원정책 강의가 진행됐다. 이번 강의는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단순히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권과 점포의 특성을 구분해 진단하고 창업 준비·운영 안정·성장 전환·위기 회복까지 단계별로 연결하는 자치구 행정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저작권자 © 로컬넥스트뉴스(LOCALNEXT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로컬넥스트뉴스#국비공모정책#기사#정책#소상공인#성장#서울시#상권#점포#디지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