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생산품의 판로 확대를 위해서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누가 구매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지, 구매 이후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까지 이해하고 현장에서 실행해야 한다.

김용한 박사는 18일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2026 중증장애인생산품 박람회 현장 판매와 공공조달 실전 생존전략’을 주제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했다. 엠아이넥스트 대표이자 경영학박사·경영지도사인 김 박사는 장애인기업과 소상공인, 공공기관 사업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교육을 수행해 온 현장 전문가다.

이번 교육은 박람회 참여를 일회성 홍보행사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현장 접점이 실제 상담과 구매, 공공조달 계약으로 이어지는 전체 흐름을 설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부스는 설명하는 공간이 아니라 ‘멈춤·체험·상담’을 만드는 공간

김 박사는 박람회에 수많은 부스가 운영되는 상황에서 방문객의 시선을 붙잡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점에 주목했다. 부스에 방문객을 세우기 위해서는 제품을 많이 진열하거나 긴 설명을 늘어놓기보다, 3초 안에 무엇을 제공하는 곳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스 전면에는 대표 제품을 1~3개로 압축해 배치하고, 한 문장으로 이해되는 헤드라인과 실제 사용 장면을 보여주는 시연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방문객이 제품을 직접 만지고 사용해 보면 관심이 생기고, 관심은 질문으로, 질문은 상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상담 과정에서도 단순히 제품의 장점만 설명해서는 안 된다. 구매 담당자가 실제로 확인하는 수요, 구매 시기, 수량과 규격, 예산과 계약 방식, 필요한 자료, 품질과 인증, 납기 조건 등을 파악해야 한다. 강의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상담 워크시트에 기록해 상담 이후의 다음 행동까지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상담의 결과는 현장에서 설명을 많이 한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 어떤 자료를 언제 보낼지, 추가로 확인할 내용은 무엇인지, 다음 연락은 언제 할 것인지가 정리된 상태다. 박람회가 끝난 뒤 상담 기록이 남지 않으면 현장 성과도 함께 사라진다.


구매담당자의 관점에서 제품과 제안 메시지를 다시 설계해야

장애인생산품의 공공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제품의 의미만 강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구매기관의 업무와 사용 장면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사무·교육·가구, 생활·위생·섬유, 식품·음료, 안전·시설·설비, IT·영상·데이터, 서비스 등 품목에 따라 구매 기준과 설득 포인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무용품은 정기 수요와 규격, 납기 안정성이 중요할 수 있고, 식품은 위생과 보관, 단체 주문 대응력이 핵심이 될 수 있다. 시설·설비 분야는 안전성과 인증, 유지관리 체계를 확인한다. 서비스는 수행 범위와 인력, 성과관리 능력이 구매 판단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모든 기관과 품목에 같은 소개자료와 같은 영업문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구매담당자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먼저 파악하고, 그 문제에 맞춰 제품의 가치와 이용 효과를 설명해야 한다. 제품 자체보다 ‘이 기관의 업무를 어떻게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공공시장 제안의 출발점이다.

김 박사는 강의에서 AI를 활용해 제품과 타깃 기관 정보를 입력하고, 부스 헤드라인·셀링포인트·POP 문구·예상 질문과 답변·상담 유도 문구를 초안으로 만드는 방법도 소개했다. 다만 가격·인증·납기·실적처럼 구매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보는 AI가 임의로 작성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실제 자료를 대조해 최종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람회 이후 공공조달과 재구매까지 관리해야

박람회의 진짜 성과는 행사 기간의 판매액이나 명함 숫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상담 이후 제안자료를 전달했는지, 기관 담당자와 후속 미팅을 진행했는지, 견적과 계약 절차로 이어졌는지, 실제 납품과 검수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추적해야 한다.

공공조달은 제도 이해, 구매·계약 경로, 조달서류, 견적과 가격, 납품·검수, 클레임, 실적관리와 재구매가 연결된 긴 과정이다. 한 번의 상담이나 한 건의 납품으로 끝나는 시장이 아니라, 작은 거래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그 실적을 다음 제안의 신뢰 자료로 축적해야 하는 시장이다.

특히 납품 과정에서는 제품명과 규격, 가격과 수량, 납기와 재고, 인증과 시험성적서, 담당자별 확인사항을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 작은 시설일수록 담당자가 여러 역할을 동시에 맡기 때문에 기록과 점검 체계가 없으면 실수가 반복될 수 있다.

김 박사는 AI가 제안서와 홍보문구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최종 책임은 시설과 담당자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초안 작성자일 뿐이며, 사실 확인과 현장 적용, 개인정보 보호, 과장 표현 점검은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번 교육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장애인생산품의 공공시장 진입은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고객이 발견하고, 이해하고, 상담하고, 구매하고, 다시 찾도록 만드는 전체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김용한 박사는 강의 마무리에서 좋은 제품은 기다린다고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고 설명되고 다시 제안될 때 더 자주 선택된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박람회 부스를 출발점으로 상담 기록과 제안자료, 공공조달 절차, 납품 품질과 재구매 관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 이것이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지속 가능한 판로를 만들기 위한 실전 생존전략이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현장] 장애인생산품, 박람회 부스에서 공공조달 시장까지 연결해야 산다엠아이넥스트 김용한 대표가 9월 1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줌 화상으로 진행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종사자 역량강화 교육에서 중증장애인생산품의 박람회 현장 판매와 공공조달 연계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강의는 부스에서 고객의 시선을 멈추게 하는 방법부터 구매상담, 제안자료 작성, AI 활용, 공공기관 납품과 재구매 관리까지 장애인생산품의 지속 가능한 판로 확보 과정을 단계별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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