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 더 많은 고객을 부르기 위해 홍보한다. 그런데 이미 관심을 가진 사람이 가게 앞에서 돌아선다면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가게를 몰라서 오지 않는 것과 이용할 수 있을지 몰라 방문을 포기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상권의 고객을 넓히는 일은 새로운 사람을 찾는 데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지금의 공간과 안내가 누구를 놓치고 있는지 묻는 데서도 시작된다.

문이 열려 있어도 이용의 과정은 닫혀 있을 수 있다

다음은 가상의 상황이다.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이 전통시장 식당을 검색한다. 음식 사진과 가격은 보이지만 입구 단차와 좌석 사이 통로는 알 수 없다. 도착한 뒤에는 물건이 놓인 통로를 지나야 하고, 주문은 작은 화면으로만 받는다. 이 가족이 다른 식당으로 향했다면 음식의 경쟁력만으로 그 선택을 설명하기 어렵다.

고객은 이동, 주문, 식사, 휴식을 따로 구매하지 않는다. 하나의 방문으로 경험한다. 어느 한 과정에서 이용이 막히면 그 앞에 쌓인 관심도 실제 소비로 이어지기 어렵다. 특히 동행자가 함께 움직이는 방문에서는 한 사람의 불편을 일행 전체의 선택과 분리해서 보기 어렵다. 접근성을 일부 고객을 위한 부가 서비스로만 다뤄서는 놓치는 것이 많다.

시설을 넘어 경험을 보려는 정책의 의미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년 10월 31일 발표한 2025년 열린관광지 선정 자료는 보행로와 경사로, 편의시설 개선뿐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 지원을 설명한다. 핵심 관광콘텐츠를 관광취약계층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수준으로 경험할 수 있는지를 선정의 중요한 관점으로 제시했다. 이 글은 당시 발표의 정책 방향을 참고하는 것이며, 이를 현재 모집 중인 사업으로 안내하는 것은 아니다.

앞선 2024년 8월 5일 공모 안내에도 장애 유형별 안내 체계 정비와 종사자 교육이 지원 내용에 포함돼 있다. 당시 접수 마감은 같은 해 9월 13일이었다. 두 자료에서 상권 운영자가 읽어야 할 대목은 시설과 정보, 사람의 응대가 함께 다뤄진다는 점이다. 관광지 대상 사업을 모든 점포의 지원 자격이나 의무 기준으로 확대해 해석할 수는 없다. 다만 고객의 이용 과정을 함께 살핀다는 원리는 상권에도 유용한 판단의 틀이 된다.

가장 먼저 고칠 것은 고객이 포기하는 지점이다

상권 단위의 첫 과제는 거창한 인증 문구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방문 전 검색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고객이 판단해야 하는 정보를 적어 보는 일이다. 입구의 단차, 이용 가능한 통로, 좌석 형태, 화장실 위치, 도움을 요청할 연락처처럼 방문 여부를 결정하는 조건을 실제 상태에 맞게 안내해야 한다. ‘누구나 편리하다’는 표현보다 무엇이 가능하고 어떤 제약이 남아 있는지 정확히 알리는 편이 신뢰를 만든다.

두 번째는 이용을 중단하게 만드는 지점을 먼저 고르는 것이다. 통로 적치물을 정리하고 큰 글씨 메뉴를 마련하는 일처럼 운영으로 바꿀 수 있는 항목과, 구조 변경이나 안전 검토가 필요한 항목을 나눌 필요가 있다. 경사로 등 시설 개선은 현장의 조건과 적용 기준을 확인하고 전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눈앞의 불편을 빨리 없애겠다는 이유로 또 다른 위험을 만들면 안 된다.

세 번째는 점포 사이의 연결이다. 한 가게의 입구가 편해져도 다음 가게로 가는 길과 쉴 자리가 끊기면 상권 전체를 이용하기 어렵다. 상인회는 개별 점포가 해결할 일과 공용 공간 관리 주체가 해결할 일을 구분하고, 담당자와 확인 시점을 정할 수 있다. 모두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누구도 맡지 않는 상태를 줄이는 것이 공동 운영의 출발점이다.

점검표의 완료보다 실제 이용을 확인해야 한다

개선 결과는 설치 개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 이용자와 함께 이동하고 주문하는 과정을 살펴야 한다. 휠체어 이용자, 고령자, 유아 동반 고객의 요구가 같다고 가정하지 말고, 무엇을 스스로 할 수 있었고 어느 단계에서 도움을 요청했는지 구체적으로 들어야 한다. 이용자의 동의 없이 모습을 촬영하거나 홍보 사례로 쓰는 방식도 피해야 한다.

운영 기록은 작게 시작해도 된다. 안내 정보가 실제와 다른 곳, 반복해서 접수되는 불편, 임시로 해결했지만 다시 막힌 통로를 적고 다음 점검에서 달라졌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고객 수나 매출이 변했다고 해서 접근성 개선만의 효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신 방문을 가로막던 조건이 줄었는지, 안내와 현장이 일치하는지를 먼저 평가할 수 있다.

지역의 문턱은 건물 입구에만 있지 않다. 읽기 어려운 안내, 선택지가 없는 주문 방식, 도움을 청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 운영에도 있다. 상권이 더 넓은 고객을 만나려면 홍보의 범위와 함께 이용 가능한 경험의 범위도 넓혀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알렸는가에 앞서, 찾아온 사람이 자기 방식으로 머물고 소비할 수 있었는가. 그 질문을 일상의 운영에 남겨야 한다.

칼럼니스트 소개

김용한 박사 · 엠아이넥스트·로컬넥스트·국비공모랩 대표. 지역상권·로컬관광·국비공모·스타트업 및 AI·AX 분야에서 컨설팅과 강의,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열린관광지’ 대상 20곳 신규 선정 · 문화체육관광부, 누구나 제약 없이 여행할 수 있는 ‘열린관광지’ 20곳 공모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로컬넥스트 칼럼] ⑧ 문턱을 낮춰야 상권의 고객이 넓어진다지역 상권의 접근성은 경사로 설치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방문 전 정보부터 주문과 체류까지 이어져야 한다. 고객이 이용을 포기하는 지점을 찾아 개선하고 실제 이용자와 확인하는 운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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