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이 늘어나면 지역은 성공했다고 말하기 쉽다. 그러나 손님을 맞는 가게의 하루와 그 골목에서 잠을 자고 아이를 키우는 주민의 하루는 같지 않다. 한쪽의 활기가 다른 쪽에는 소음과 혼잡으로 남을 수 있다.

사람을 더 불러오는 일과 지역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일은 함께 설계해야 한다. 주민이 견디는 불편을 관광 활성화에 따르는 당연한 대가로 처리하면 갈등은 사업이 커진 뒤에야 드러난다. 관광의 지속성을 묻는 질문에는 방문객의 만족뿐 아니라 주민의 일상도 들어가야 한다.

생활공간에는 관광과 다른 시간이 있다

종로구는 2025년 2월 북촌 특별관리지역 레드존의 관광객 방문시간 제한을 본격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안내는 관광 목적의 방문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정하면서 주민과 상점 이용객 등의 일상적 출입을 구분했다. 북촌 전체를 닫는 방식이 아니라 주거지의 특정 구역과 관광행위를 관리하는 접근이었다.

2026년 6월 종로구가 발표한 북촌 지구단위계획 정비 추진 자료도 야간 소음과 사생활 침해를 문제로 짚었다. 한옥체험업 관리방안과 신규 등록 제한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이 발표만으로 해당 방안이 최종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관광객의 이동뿐 아니라 생활공간의 용도까지 함께 살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모든 지역에 북촌과 같은 제한을 적용하자는 뜻은 아니다. 주택과 상점이 섞인 골목, 주민 이용이 많은 해변, 주말에만 붐비는 마을은 불편이 생기는 조건부터 다르다. 지역이 먼저 정해야 할 것은 더 많은 사람을 받을 목표가 아니라 일상에서 보호해야 할 시간과 장소다.

관광 수입과 생활의 부담을 같은 장부에 놓아야 한다

관광으로 얻는 이익과 감당하는 부담은 같은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숙박업소와 음식점에는 손님이 늘어도 인근 주민에게는 쓰레기와 차량 대기만 남는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특정 마을의 취재 사례가 아니라 사업을 설계할 때 점검해야 할 위험이다.

따라서 지역 전체의 매출이 증가했다는 설명만으로 주민의 불편을 설득해서는 안 된다. 어느 구간에 사람이 몰리는지, 청소와 안내에 누가 시간을 쓰는지, 통학과 생필품 구매가 얼마나 어려워지는지 따로 살펴야 한다. 평균적인 만족도는 불편이 집중되는 가구나 점포의 사정을 가릴 수 있다.

불편을 듣는 창구도 행사 뒤 만족도 조사 하나로 끝내기 어렵다. 상인회, 주거지 주민, 현장 운영자가 같은 문제를 놓고 조정할 자리가 필요하다. 관광 수요를 받는 가게만 대표로 세우거나 반대 의견을 사업에 대한 비협조로 취급하면 운영 규칙은 현장에서 지지를 얻기 어렵다.

금지 안내보다 대체 행동을 먼저 준비해야 한다

제한은 방문객에게 하지 말라는 말만 늘리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조용히 걸어야 하는 구역을 정했다면 이야기를 나누고 쉬어갈 장소도 알려줘야 한다. 특정 시간의 방문을 줄이려면 다른 시간에 이용할 상점과 프로그램을 연결해야 한다. 규칙을 지키는 선택이 가능해야 안내도 작동한다.

종로구는 2025년 11월 보도자료에서 북촌 일대 전세버스 통행 제한에 대비해 삼청로·삼일대로·돈화문로에 승하차장 세 곳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제한과 함께 접근 방식을 마련한 사례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시설을 마련했다는 사실과 혼잡이 실제로 줄었다는 성과는 구분해야 한다.

지역사업도 작은 구간에서 운영 방식을 시험할 필요가 있다. 안내 문구를 바꾸고 대기 위치를 조정한 뒤 주민의 이동과 상점의 영업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걷기 어려운 방문객을 위한 접근성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불편을 다른 골목이나 다른 사람에게 옮겨놓았다면 해결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주민이 계속 살 수 있는지가 관광의 기준이다

성과표에는 방문객 수와 함께 반복 민원, 혼잡 시간, 주민 이용의 어려움, 현장 대응에 드는 비용을 놓아야 한다. 단순히 민원이 줄었는지만 보지 말고 접수하기 어려워진 것은 아닌지도 살펴야 한다. 주민이 같은 문제를 거듭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운영이 중요하다.

규칙을 정한 뒤에는 책임과 조정 시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누가 현장에서 안내하고, 예외 상황은 누가 판단하며, 어느 조건에서 운영 범위를 바꿀지 미리 합의해야 한다. 상인의 영업을 지키면서 주민의 휴식도 보호할 수 있는지는 선언이 아니라 매일의 조정으로 확인된다.

지역의 생활이 관광의 배경으로만 쓰여서는 안 된다. 주민이 떠나고 생활이 사라진 뒤에는 방문객에게 보여줄 지역의 결도 얇아진다. 더 많이 오게 하는 능력만큼 함께 지낼 수 있게 운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관광을 오래 이어가고 싶다면 주민이 내일도 이곳에서 평온하게 살 수 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칼럼니스트 소개

김용한 박사 · 엠아이넥스트·로컬넥스트·국비공모랩 대표. 지역상권·로컬관광·국비공모·스타트업 및 AI·AX 분야에서 컨설팅과 강의,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종로구, 북촌 관광객 방문 제한 본격 시행 · 종로구, 북촌 지구단위계획 정비 추진 · 종로구, 전세버스 승하차장 3곳 조성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로컬넥스트 칼럼] ⑥ 주민이 견딜 수 있어야 관광도 오래간다관광의 성과를 방문객과 매출만으로 판단하면 주민이 감당하는 소음과 혼잡, 생활공간의 축소를 놓치기 쉽다. 지역관광을 오래 이어가려면 보호할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상인·주민·운영자가 불편과 이익을 함께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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