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적게 왔다는 숫자와 수도에서 물이 끊긴다는 상황 사이에는 저수지와 댐, 취수시설과 공급망이 있다. 행정안전부가 10월 13일 발표한 가뭄 예·경보는 이 차이를 보여준다. 강수 부족과 일부 댐의 가뭄 단계가 이어지는 가운데 생활·공업용수는 대책 시행을 통해 정상 공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의 물 문제를 읽으려면 위험 신호와 그 위험을 줄이는 공급 체계를 함께 살펴야 한다.

강수량의 기준일을 놓치면 판단도 달라진다

10월 발표에서 제시한 전국 기상가뭄 발생 지역은 10월 1일 기준 97곳이다.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72.5% 수준으로 집계됐다. 발표가 나온 날짜와 숫자를 집계한 날짜가 다르다. 이를 10월 19일 당일의 가뭄 지역 수나 모든 지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급수 상태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기상청은 앞서 10월 2일 공개한 9월 기후특성에서 전국 강수량이 26.4㎜로 평년 대비 17.0%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한 달의 관측 결과이고, 행안부의 6개월 누적 강수량과는 기간이 다르다. 두 비율의 차이를 지표 오류로 보거나 같은 속도로 악화된 수치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강수 부족의 배경은 함께 읽되 각각 무엇을 측정한 값인지 유지해야 한다.

댐의 위험 단계와 공급지역의 상황

행안부 자료는 운문댐과 섬진강댐의 가뭄 상태를 ‘심각’으로 설명하면서도, 해당 생활·공업용수 공급지역은 대책 시행으로 정상 공급이 가능해 예·경보 기준상 ‘경계’로 관리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자료 안의 서로 다른 단계는 물을 저장하는 수원과 실제 공급지역의 조건을 나눠 읽어야 이해할 수 있다. 단계 이름만 떼어 곧바로 단수가 진행 중이라고 전하면 상황을 왜곡하게 된다.

자료에 따르면 운문댐은 낙동강·금호강 하천수를 활용한 대체 공급이 이뤄지고 있고, 다른 댐에서도 수원 연계와 용수 조정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정상 공급이라는 결과 뒤에 추가 대응이 놓여 있는 셈이다. 공급이 유지된다는 사실은 위험이 사라졌다는 선언이 아니라, 현재 대응이 그 위험을 줄이고 있다는 의미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행정구역보다 먼저 이어지는 물의 경로

지역의 물 수급은 행정구역 경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 수원의 변화가 공급망을 통해 다른 지역의 생활과 산업에 연결될 수 있고, 같은 지역 안에서도 물을 공급받는 경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평균이 낮다는 설명만으로 어느 지역의 부담이 더 큰지 결정할 수 없다. 지역의 주된 수원과 대체 가능한 공급 경로를 함께 보아야 위험이 주민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읽을 수 있다.

이는 특정 시설을 새로 지으면 해결된다는 결론과도 다르다. 대체 수원이 있더라도 실제 연결과 공급 능력, 필요한 준비 시간이 남는다. 반대로 기존 수원 간 연계가 작동하고 있다면 그 대응의 범위를 보지 않은 채 공급 체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지자체의 정책 판단에는 저수 상황과 수요, 현재 시행 중인 대응을 하나의 생활권 안에서 연결하는 정보가 중요해진다.

추수기 이후에도 이어지는 용수 준비

이번 발표는 10월이 추수기로 농업용수 수요가 줄어 가뭄 우려가 적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저수율이 낮은 저수지는 다음 해 영농에 대비해 물 채우기 등 용수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장의 수요 감소와 다음 영농기의 준비는 양립할 수 있다. 현재 물을 적게 쓴다는 사정만으로 저수 상황의 관리 필요성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민에게 정보를 전할 때에도 현재 공급 상태, 시행 중인 조치, 앞으로의 전망을 구분해야 한다. 전망은 이미 실현된 결과가 아니며 계절이 바뀌면 수요 조건도 달라진다. 예·경보 단계가 있다는 이유로 확인되지 않은 제한급수 일정을 알리거나, 반대로 지금 정상 공급된다는 이유로 앞으로도 부족이 없다고 보장해서는 안 된다. 생활과 생산 일정에 필요한 안내일수록 대상 지역과 적용 시점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가뭄 대응의 성과는 경보 단계 하나가 낮아졌는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강수 부족이 이어질 때에도 어떤 공급 경로가 생활과 생산을 지탱하고, 다음 계절에 필요한 물을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함께 남는다. 10월 자료가 지자체에 던지는 과제는 전국 숫자를 지역의 경고 문구로 옮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수원의 위험을 실제 공급 조건과 연결해 설명할 수 있어야 주민에게 필요한 정보가 된다.

기자 소개|김용한 김용한 기자는 경영학 박사이자 경영컨설턴트로, 지자체·공공기관의 정책기획과 국비공모, 창업·마케팅 분야 교육·컨설팅을 수행해 왔다. 현재 엠아이넥스트와 국비공모랩 대표로 지역 현장의 문제를 실행 가능한 사업과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료와 확인 기준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국비공모·정책 이슈] 10월 가뭄 예·경보, 저수율과 생활권의 물 공급을 함께 봐야 한다정부의 10월 가뭄 예·경보는 강수 부족과 낮은 저수 상황에도 대체 공급 등을 통해 생활·공업용수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자체는 전국 평균이나 경보 단계만 읽기보다 지역이 의존하는 수원과 공급 경로, 계절별 수요를 연결해 위험을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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