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생활하는 고령자에게 돌봄은 시설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진료를 받고 식사를 준비하며 이동하고 안부를 확인하는 일이 서로 다른 기관의 일정에 달려 있다. 지역에 기관이 있다는 사실과 필요한 시간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다르다. 보건복지부가 10월 13일 발표한 통합돌봄 첫 실태조사는 지자체가 이 간격을 어떤 근거로 읽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지역을 같은 눈금으로 비교할 자료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전국 229개 시군구의 돌봄 수요와 주요 서비스 16종의 공급 기반·분포·접근성을 같은 지표로 분석했다. 서비스별 기관 수나 신청 건수를 따로 보는 수준에서 벗어나, 한 지역의 수요와 자원 조합을 비교하는 자료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16개 서비스를 종합한 분석에서는 고수요·저공급 유형이 59개 시군구였고 그중 40개가 인구감소지역이었다. 다만 복지부는 이 분류가 전국과 비교한 상대적 결과이며, 해당 지역의 서비스가 실제로 부족하거나 일정 규모의 시설·인력을 반드시 늘려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역계획은 유형 이름을 붙이는 데서 시작하되 그 이름으로 결론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분석 대상과 지원 대상은 서로 다르다

조사에서 추정한 잠재군과 핵심군은 중장기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정책적 분석 집단이다. 그 인원이 모두 통합돌봄 지원 대상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대상 여부와 필요한 서비스는 개인의 건강, 일상생활 수행능력, 주거환경, 가족의 돌봄 여건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한다.

따라서 지자체가 추정 수요를 사업 규모로 옮길 때는 개인별 판단 과정과 실제 이용 가능성을 거쳐야 한다. 인구 수치만으로 특정 서비스를 일괄 제공하거나, 핵심군 규모를 그대로 시설 정원으로 바꾸는 방식은 수요 분석의 취지를 좁힌다. 담당 부서가 할 일은 통계 범주를 지역의 상담·접수·서비스 연계 경로와 대조하는 것이다.

기관의 주소보다 찾아가는 경로를 본다

인구감소지역에서는 일부 방문형 보건의료 서비스의 공급 수준과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게 나타났다. 방문형 서비스라도 기관과 이용자 사이 거리가 길면 이동에 쓰는 시간이 커지고 하루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가 달라진다. 기관 수가 같아도 거점의 위치와 담당 권역에 따라 주민의 이용 경험은 달라질 수 있다.

지역에서 확인할 것은 주소 목록뿐 아니라 신청 뒤 대기, 방문 가능한 요일, 인력의 담당 구역, 다른 서비스와 연결되는 시간이다. 이 과정은 조사 지표가 새로 부과한 법적 의무가 아니라 실제 공급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운영 검토다. 의료·요양·일상생활 지원을 각각 늘려도 일정이 맞지 않으면 주민은 필요한 순간에 빈틈을 겪는다.

특히 퇴원 후 집으로 돌아오는 시점에는 주거 상태와 식사·이동 지원까지 함께 이어져야 한다. 제공기관 사이 인계 방식과 담당자를 확인하면 어느 부분에서 연락이나 서비스가 끊기는지 볼 수 있다. 통합돌봄 계획의 단위는 기관별 사업 목록보다 한 사람이 필요한 지원을 이용하는 과정에 가까워야 한다.

지역계획에 넣을 것은 우선순위와 책임이다

복지부 발표는 시군구가 11월까지, 시도가 12월까지 지역계획을 수립하도록 안내했다. 세부 분석자료 제공과 계획 수립 교육·맞춤형 상담도 추진한다. 지방정부는 지역별 수요와 공급 조건을 검토해 어떤 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지 구체화하는 단계에 들어간다. 발표된 계획과 이미 실행된 공급 확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7월 2일 시행 100일 점검에서도 지방정부의 지역특화서비스와 이용자 성과 중심 운영이 강조됐다. 이는 지역 여건을 반영한 서비스가 기존 국가사업을 어떻게 보완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흐름이다. 올해 점검자료의 예산이나 추진계획을 내년 확정 지원조건으로 옮겨 쓰지 않고, 개별 공고와 예산 확정 내용은 따로 확인해야 한다.

지역계획에는 자원을 늘리는 항목과 함께 기존 자원의 운영을 바꾸는 항목이 들어갈 수 있다. 실제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법을 판단하려면 인력·운영비·기관 협력과 일정이 맞아야 한다. 시설 조성비만 확보하고 지속 운영을 뒤로 미루면 공급 목록은 늘어도 주민이 이용할 기회는 충분히 늘지 않을 수 있다.

첫 실태조사가 남긴 것은 지역의 등급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수요와 공급을 비교할 공통의 눈금이다. 지자체는 그 눈금을 실제 생활경로와 겹쳐 보고, 우선 보완할 서비스와 운영 책임을 정해야 한다. 통합돌봄의 성과는 기관을 얼마나 추가했는지보다 주민에게 필요한 지원이 제때 이어졌는지에서 확인된다.

기자 소개|김용한 김용한 기자는 경영학 박사이자 경영컨설턴트로, 지자체·공공기관의 정책기획과 국비공모, 창업·마케팅 분야 교육·컨설팅을 수행해 왔다. 현재 엠아이넥스트와 국비공모랩 대표로 지역 현장의 문제를 실행 가능한 사업과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국비공모·정책 이슈] 통합돌봄 첫 실태조사, 지자체는 시설보다 서비스 공백을 읽어야 한다보건복지부가 전국 229개 시군구와 주요 돌봄서비스 16종을 분석한 첫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자체는 상대적 수요·공급 지표를 지원 자격이나 시설 부족으로 단정하지 말고, 지역의 이용경로와 운영 조건을 대조해 지역계획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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