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동에서는 낮은 기와지붕 아래로 카페의 창과 음식점의 입구가 이어진다. 작은 집들이 골목을 향해 문을 내고, 마당과 마루는 손님이 앉거나 실내를 바라보는 공간이 됐다. 한옥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일과 그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물건을 고르는 일이 같은 길에서 만난다.

이 골목의 매력은 집의 크기와 쓰임에서 시작된다. 익선동의 도시형 한옥은 근대 서울의 주거를 담았고, 오늘의 상점은 그 구조를 자신의 방식으로 바꿔 쓴다. 그 변화가 만든 경험을 읽으려면 골목이 남아온 과정과 지금 길을 이용하는 조건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작은 필지에 지은 집들이 골목의 바탕이 됐다

익선동이라는 이름은 1914년 동명을 정할 때 옛 지명 익동의 ‘익’과 정선방의 ‘선’을 합쳐 만들어졌다. 서울한옥포털은 이곳을 종묘와 운현궁, 창덕궁 가까이에 자리한 지역으로 설명한다. 궁궐 주변의 오래된 도시 맥락 안에서 오늘의 한옥 골목이 형성된 것이다.

현재 한옥마을의 형성에는 부동산 개발업자 정세권의 주택 공급이 중요한 배경으로 놓인다. 그는 누동궁 일대 등을 사들여 땅을 작은 필지로 나누고 중소규모 한옥을 지어 팔거나 전세를 놓았다. 넓은 저택 한 채의 영역을 감상하는 공간과 달리, 여러 집이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모인 형태가 익선동의 인상을 만들었다.

이 작은 집들은 시대에 맞춰 실용적으로 바뀌었다. 서울시의 올해 7월 소개는 본채와 행랑채를 배치한 도시형 한옥, 마루의 유리문과 처마의 함석 챙을 당시 생활에 대응한 요소로 다룬다. 지금 한옥 내부를 가게에 맞게 고쳐 쓰는 모습 앞에는 이미 주거 방식에 맞춰 집을 조정해온 시간이 있다.

2004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추진되던 재개발은 2014년 추진 조직 해산으로 무산됐다. 정비구역 해제 고시와 익선 지구단위계획 결정은 2018년 5월 10일 서울시보에 실렸다. 사업 추진이 멈춘 시점과 행정 고시는 서로 다르다. 같은 해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된 뒤에는 한옥을 남기며 활용하는 제도적 틀도 더해졌다.

마당과 마루를 오늘의 취향으로 쓰는 공간

서울관광재단의 공식 안내는 익선동을 한옥 사이에 카페와 음식점, 소품 가게가 어우러진 거리로 소개한다. 방문자가 만나는 것은 한 가지 용도로 통일된 전시장이 아니다. 골목을 걷다가 가게의 문을 열고, 다른 실내와 메뉴, 진열 방식을 고르며 경험을 이어가는 상업 공간이다.

이곳에서 한옥의 형태는 가게의 분위기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 서울시가 올해 1월 소개한 청수당 베이커리에는 정원과 마루, 기와지붕에 더해 좌식 공간과 야외석, 별채 등 서로 다른 자리가 등장한다. 집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손님이 앉는 위치와 머무는 방식을 다양하게 만든 사례다. 특정 메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공간 경험이 여기에 있다.

한옥거리의 콘텐츠도 음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같은 공식 소개에 실린 누디트 익선은 한옥 구조를 바탕으로 전시와 팝업, 브랜드 행사를 병행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올해 7월 동네 소개에는 아로마 공예와 쿠킹 클래스를 다루는 익선공방도 등장한다. 전시나 수업의 개별 일정은 다르지만, 골목의 건물을 쓰는 방식이 관람과 제작 경험까지 넓어졌음을 보여준다.

익선동을 둘러싼 길마다 성격도 다르다. 종묘 쪽 서순라길에는 돌담과 공방이, 돈화문로에는 국악 공연과 민요를 다루는 문화시설이 연결된다. 낙원상가 일대는 악기와 음악의 공간이다. 한옥 골목에서 다른 길로 옮겨가는 짧은 이동 안에서도 상점의 분야와 도시의 시간이 바뀐다.

한옥을 쓰는 매력과 길을 함께 쓰는 조건

익선동의 강점은 작은 건물과 골목의 형태를 오늘의 영업에 연결했다는 점이다. 창과 출입구, 마당과 실내가 가까이 놓여 가게를 고르는 과정에도 집의 구조가 드러난다. 카페와 소품점, 공방이 서로 다른 방문 이유를 만든다. 다만 옛집의 외관이 남았다는 사실만으로 골목의 모든 가게가 같은 역사와 개성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의 7월 소개에는 2016년부터 영업해온 한 점주가 소품 상점과 게임장이 늘며 익선동의 정체성이 흐려진다고 걱정하는 평가도 실렸다. 이를 모든 상인의 생각이나 업종 변화 전체의 결함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한옥을 배경으로 삼는 상품과 이 동네의 공간을 이해하게 하는 경험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질문은 남는다. 역사적 장소의 이름이 실제 가게의 내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판단의 한 지점이다.

보행과 영업이 겹치는 문제에는 구청의 구체적인 대응 기록이 있다. 종로구는 2025년 10월 돈화문로11길과 익선동 갈매기골목을 통합한 상생거리 운영을 발표했다. 도로 적치물과 옥외 영업, 좁은 보행 공간을 관리 배경으로 제시하고, 구청과 상인회·거리가게가 안전관리와 환경 정비, 질서 유지의 역할을 나누는 협약을 맺었다.

당시 발표에는 현장 점검과 안전관리단 순찰, 공중화장실 청소와 상가 화장실 추가 개방 등의 조치가 담겼다. 이 운영 범위는 한옥 카페가 모인 골목 전체와 같지 않다. 한옥거리의 매력을 인접 야장거리까지 이어서 경험할 수 있어도, 각 구역의 이용 방식과 관리 기준은 구체적인 길을 따라 구분된다.

10월 말 교통통제, 날짜와 구간이 정해진 대응

서울시는 10월 13일 종로3가 일대의 골목을 소개하면서 익선동의 한옥 상점과 서순라길, 돈화문로의 문화시설, 낙원상가를 함께 다뤘다. 한옥 보전지원과 문화공간 조성이 나란히 등장한다. 지금의 익선동이 가까운 거리 안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연결하는 장소로 소개되고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10월 말에는 이용 조건을 바꾸는 구체적인 안전 공지가 나왔다. 종로구 교통행정과가 10월 22일 등록한 공지의 현재 안내에 따르면, 핼러윈 인파 밀집에 대비한 교통통제가 돈화문로11길 일대에서 10월 30~31일 실시될 예정이다. 시간은 각각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다.

이 조치는 해당 구간의 차량 통행을 관리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는 대응이다. 익선동 전체가 문을 닫거나 모든 점포의 영업시간이 바뀐다는 공지는 아니다. 골목의 상점 이용과 인접 도로의 통행 조건이 맞물리는 날짜와 구간이 명시된 것이다. 10월 29일 현재로서는 시행을 앞둔 조치이며, 통제가 이미 안전 개선을 달성했다는 결과로 평가할 단계는 아니다.

상생거리의 운영과 이번 교통통제를 함께 보면, 익선동 일대의 관광은 개별 가게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다. 문을 나선 뒤 다음 가게로 향하는 길도 경험의 일부다. 한옥에서 무엇을 제공하는지와 가게 사이의 길을 어떻게 함께 쓰는지가 이곳의 매력을 구성하는 서로 이어진 조건이다.

익선동의 한옥은 주거의 기억을 품은 채 식사와 쇼핑, 전시와 제작의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작은 집을 바꾸어 쓰는 방식이 가게의 개성을 만들고, 그 가게들을 잇는 골목이 동네의 인상을 남긴다. 익선동을 읽는 기준은 기와지붕의 오래된 모습에 더해, 그 아래 어떤 내용이 들어서고 길 위의 이용이 어떻게 이어지는가에 있다.

자료와 확인 기준

공개자료의 날짜와 확인 범위를 대조한 편집부 심층기사입니다. 보도 당시의 주장·발표된 계획·확인된 결과를 구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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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로컬넥스트 핫플레이스 투어 19/100] 익선동, 작은 한옥의 쓰임이 바꾼 골목 여행익선동은 작은 필지에 지은 도시형 한옥이 카페와 음식점, 상점과 공방으로 쓰이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골목 여행지가 된 곳이다. 집의 형태를 활용하는 경험이 매력이지만, 한옥거리와 인접 야장거리의 성격을 구분하고 보행과 영업이 만나는 공간의 운영까지 함께 살펴야 현재의 익선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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