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구시장을 찾아갈 이유를 묻는다면 찜닭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찜닭골목을 시장 전체와 같은 뜻으로 받아들이면 이곳에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고파는 여러 거래가 보이지 않는다. 한우와 문어, 간고등어와 제철 과일, 생활잡화를 고르는 장보기와 여행자의 한 끼가 같은 원도심 안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구시장의 경쟁력은 유명 음식의 집적과 오래된 소매시장의 다양성이 어떻게 만나는지에 있다.
개설과 건축, 등록의 시간을 구분해서 읽다
안동시 전통시장 현황은 구시장의 개설연도를 1946년으로 기록한다. 남문동과 서부동 일원에 자리한 사설시장으로, 건축일자는 1970년, 등록일자는 2008년 4월 1일로 각각 구분돼 있다. 개설·건축·등록이 서로 다른 기록이라는 점은 중요하다. 2008년을 시장의 시작으로 잡거나 현재 건물의 나이를 장터의 역사 전체로 바꾸어 읽어서는 안 된다. 오래된 거래가 시설과 제도의 변화를 거쳐 오늘의 시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곳은 상설시장인 동시에 끝자리가 2와 7인 날 정기장이 열리는 시장이다. 특정 장날의 활기와 일상적인 점포 영업을 함께 가진 구조다. 안동시가 별도 시장으로 관리하는 중앙신시장과도 구분된다. 두 시장 모두 1946년 개설로 기재돼 있지만 소재지와 상인회, 취급품목은 따로 정리돼 있다. 원도심의 여러 시장을 하나로 묶어 설명하기보다 각자의 거래 공간을 살펴야 구시장의 자리가 드러난다.
관광시장으로의 변화에도 시간이 쌓였다. 2015년 1월 기준 안동시 공약 추진자료에는 구시장의 아케이드, 주차장·화장실과 함께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이 기록돼 있다. 당시에는 정보통신기술 활용, 자생력 강화, 기반시설과 이벤트를 함께 다뤘다. 먹거리의 인지도만 키우는 방식에서 방문 편의와 문화 경험까지 넓히려 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과거 기록이다.
찜닭 한 접시에서 식재료와 생활용품으로
찜닭골목의 특징은 하나의 대표 메뉴를 여러 전문점이 함께 보여준다는 데 있다. 안동관광은 닭에 간장 양념과 채소를 넣고 졸인 뒤 당면 등을 더하는 음식으로 소개한다. 한 집의 명성만으로 만들어진 목적지와 달리, 방문자가 골목 자체를 찾아와 가게를 선택하는 구조다. 도시 이름이 붙은 메뉴가 시장의 위치를 알리는 강력한 표지가 된 것이다. 시장 안에서 먹는 경험과 지역 음식의 정체성이 가까이 붙어 있다.
골목 옆에는 보리밥을 먹는 공간도 이어진다. 안동관광은 숭늉과 보리밥, 시래기 무침과 나물 등의 구성을 소개한다. 찜닭과는 다른 식사의 선택지가 시장 안에 있다는 뜻이다. 한국관광공사는 구시장에서 간고등어와 제철 과일, 잡화를 살 수 있다고 설명한다. 관광객에게는 식후에 둘러볼 품목이 되고, 주민에게는 끼니와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고르는 거래가 된다. 식당과 소매점이 함께 있다는 사실이 이 시장의 기본 성격이다.
고객지원센터는 이 두 수요를 잇는 거점이다. 안동관광 스탬프투어는 찜닭골목의 도장 설치장소를 구시장 고객지원센터로 안내한다. 문화유산과 관광명소를 찾아다니는 여정에 시장을 넣은 셈이다. 2026년 10월 2일 수정된 한국관광공사 안내에는 공영주차장의 장애인 주차공간, 턱 없는 주출입구와 고객지원센터 장애인 화장실도 제시돼 있다. 먹거리뿐 아니라 시장에 들어와 머무는 조건도 방문 경험의 일부다.
대표 음식의 힘을 시장 전체의 거래로 읽는 과제
구시장의 강점은 방문 목적이 선명하면서도 판매 품목이 넓다는 점이다. 찜닭은 처음 찾아오는 사람에게 시장을 설명하기 쉽고, 한우·문어·잡화 같은 품목은 소매시장의 기능을 보여준다. 같은 골목에 들어왔어도 식사를 하려는 사람과 식재료를 사려는 사람의 체류 방식은 다르다. 따라서 찜닭골목의 인지도를 곧바로 모든 업종의 경쟁력으로 볼 수는 없다. 유명 음식이 만드는 입구와 그 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구매를 나누어 보는 것이 이 시장을 평가하는 출발점이다.
시설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아케이드와 주차장, 화장실, 고객지원센터는 시장 이용을 받쳐주는 기반이다. 다만 시설이 있다는 사실과 원하는 가게를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별개다. 최신 한국관광공사 안내는 영업시간과 휴무일을 모두 점포별로 다르다고 명시한다. 상설·정기장이 겹치는 시장에서 하나의 개장시간으로 모든 점포를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장날 방문과 음식점 방문은 각자의 운영을 기준으로 계획하는 편이 맞다.
이 구조에서 핵심 쟁점은 관광의 주목이 생활시장의 폭을 얼마나 함께 드러내느냐에 있다. 찜닭 식사를 마친 방문이 곧바로 끝나면 다른 품목을 만날 기회도 짧아진다. 반대로 장보기와 문화 체험이 같은 방문에 들어오면 시장을 기억하는 내용은 넓어진다. 이는 특정 업종의 현재 부진을 단정하는 말이 아니라, 확인된 업종 구성에서 나오는 상권 구조의 판단이다. 구시장의 힘은 대표 메뉴의 유명세와 여러 상인이 유지하는 일상 거래를 함께 놓을 때 더 정확하게 보인다.
여름의 마당 공연과 가을의 시장 퍼레이드
최근 변화는 시장을 문화행사의 장소로 활용한 공식 일정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문화도시안동은 2026년 8월 29일 오후 4시 30분 구시장 고객센터 마당에 산바위밴드의 문화놀이터를 편성했다. 프로그램은 ‘2026 어울림 공간 축제’로 소개됐다. 고객을 안내하는 시설의 앞마당을 공연 공간으로 사용하려 한 사례다. 별도 공연장을 찾아가는 대신 시장이라는 일상 공간에 문화 경험을 놓았다는 점에서 구시장의 공간 활용을 보여준다.
가을에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일정에 시장이 들어갔다. 공식 2026년 9월 30일 일정표에는 구시장 퍼레이드가 기재돼 있고, 마당극·창작극 프로그램은 9월 25일부터 10월 4일까지 ‘시장놀이패 시장가면’의 장소를 구시장·신시장·용상시장으로 안내했다. 축제의 무대를 시장 안으로 연결한 편성이다. 구시장은 식사를 위해 들르는 곳을 넘어 도시의 행사 동선에 포함된 공간으로 다뤄졌다.
10월 25일 현재 이 일정들은 종료된 축제 기록이다. 여름에는 고객센터 마당에 음악을 놓고 가을에는 시장 길을 퍼레이드의 동선으로 삼았다는 공통점이 남는다. 음식을 먹거나 물건을 사는 공간에 공연을 겹쳐, 시장을 경험하는 방식을 넓히려 한 편성이다. 구시장을 도시 관광과 연결하는 방식이 식당 소개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표 음식의 명성과 골목 자체의 경험을 함께 다루는 흐름이 최근 공식 프로그램에서 확인된다.
안동구시장은 찜닭으로 기억되지만, 그 이름 아래에는 정기장과 상설점포, 식재료와 생활용품, 고객지원시설과 문화행사가 함께 있다. 대표 음식이 만든 인지도를 시장의 여러 얼굴과 연결해 읽을 때 오래된 원도심 장터의 현재가 보인다. 한 끼를 먹으러 들어온 사람이 어떤 품목과 공간을 더 만나게 되는가. 구시장의 다음 가치를 가늠하는 질문도 그 구체적인 거래와 경험에서 시작된다.
자료와 확인 기준
- 안동시 전통시장현황 · 확인 2026-10-25
- 안동시 민선6기 시장공약 추진현황(2015년1월 기준) · 확인 2026-10-25
- 안동관광 찜닭골목 · 확인 2026-10-25
- 안동관광 스탬프투어 · 확인 2026-10-25
- 한국관광공사 열린관광 안동구시장 · 발표 2021-05-07 · 확인 2026-10-25
- 문화도시안동 문화놀이터 산바위밴드 · 확인 2026-10-25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26 9월30일 공식일정 · 확인 2026-10-25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26 마당극·창작극 · 확인 2026-10-25
공개자료의 날짜와 확인 범위를 대조한 편집부 심층기사입니다. 보도 당시의 주장·발표된 계획·확인된 결과를 구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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