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중앙시장의 지하에서는 수산물이 거래되고 위층에서는 탕을 끓이는 식당이 손님을 맞는다. 건어물과 제수용품을 고르는 일도 그 사이에 놓여 있다. 간식을 하나씩 사 먹는 여행만으로는 이 시장의 움직임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바다와 농촌에서 온 물산을 도시의 식탁에 연결해 온 거래가 바탕에 있다.
건물 밖으로 나서면 성남시장의 먹거리 골목과 월화거리의 야간 소비공간이 이어진다. 방문자에게는 하나의 상권처럼 느껴져도 등록시장과 운영 주체, 이용 시간은 각각 다르다. 강릉중앙시장을 깊이 읽는 일은 이 연결과 차이를 함께 살피는 데서 시작한다.
시장이 생긴 때와 건물을 세운 때는 다르다
강릉시의 시장 소개는 중앙시장이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상설시장으로 자리 잡아 영동지역 물류의 중심지로 성장했다고 설명한다. 대관령 너머 평창 진부까지 물산이 오가던 상권이었다. 항구에서 들여온 수산물과 주변 농촌의 생산물이 한곳에서 거래됐다는 점이 해안도시 시장의 역사에 들어 있다.
현재 건물의 시간과 전통시장 등록일은 구분된다. 2013년 정부가 공개한 시장 기행은 중앙시장 건물이 1978년 지어졌다고 기록한다. 강릉시의 현행 소개에 나온 전통시장 등록일은 1980년 1월 18일이다. 등록 연도를 처음 장사가 시작된 해로 읽으면 그 이전의 상설 거래가 지워진다.
중앙시장을 부르는 범위에도 두 층위가 있다. 정부의 과거 기행은 등록된 건물뿐 아니라 주변 상가까지 일상적으로 중앙시장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강릉시는 중앙시장과 성남시장을 별도 항목으로 안내하며 서로 다른 상인 조직과 등록 정보를 제시한다. 중앙시장번영회와 성남시장상인회를 같은 법인으로 묶을 수는 없다.
성남시장의 등록 개설일은 2008년 4월 16일이다. 그렇다고 주변의 거래가 그날 갑자기 생겼다는 뜻은 아니다. 건물의 형성, 시장의 등록, 일상적인 상권 명칭을 나누어 볼 때 오래된 물산의 길이 오늘의 관광 골목으로 이어진 과정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수산물과 제수, 한 끼가 층을 따라 이어지다
시가 안내하는 중앙시장 지하 어시장의 품목에는 오징어·고등어·문어·가자미 등이 있다. 1층에는 제수용품과 포목·주단·건어물·식품 등이, 2층에는 식당과 이불·한복·수선 같은 생활업종이 배치돼 있다. 수산물만 파는 전문시장이나 음식만 먹는 공간과 다른 복합구조다.
수산물을 고르는 경험과 조리된 음식을 먹는 경험이 가까이 있다는 점은 이 구조의 특징이다. 시장 식당의 삼숙이탕·알탕·매운탕은 해산물 거래가 지역의 한 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식재료와 조리법이 같은 상권에서 만나는 만큼, 여행자는 메뉴의 이름과 함께 그 음식이 놓인 지역의 생활을 읽게 된다.
계절 농산물도 시장의 다른 축이다. 강릉시는 봄의 산나물, 여름의 옥수수와 감자, 가을의 송이 등을 소개한다. 이 품목들은 상설시장에 계절의 차이를 더한다. 다만 계절 특산물 안내가 특정 방문일의 모든 점포 재고나 산지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구성과 개별 상품의 조건은 거래 현장에서 각각 확인되는 정보다.
인접한 성남시장은 방앗간과 소머리국밥, 닭강정·튀김류, 농수축산물과 잡화를 다룬다. 여행자의 먹거리 선택이 건물의 경계를 넘어 이어지는 이유다. 한국관광공사의 소개도 도심 주민과 주변 농어촌 주민의 식재료 거래, 성남시장과의 인접성을 함께 설명한다. 관광과 장보기는 서로 다른 시장을 이어 쓰면서 겹친다.
새 먹거리의 다양성과 기존 상권 보호 사이
중앙시장 일대의 강점은 한 상권 안에서 다른 목적의 거래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건어물과 제수품을 마련하는 방문, 수산물을 고르는 방문, 간식과 식사를 즐기는 방문이 같은 지역을 쓴다. 어느 한 장면이 붐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업종의 성과가 같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상권의 폭을 이해하는 것과 개별 점포의 성적을 아는 일은 다르다.
이웃한 월화거리 야시장은 기존 시장과 새로운 먹거리 매대가 어떤 관계를 맺을지라는 구체적 과제도 드러냈다. 2025년 12월 5일 강릉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윤희주 위원은 메뉴의 반복과 다양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당시 야시장 운영을 둘러싼 질의이며 오늘 중앙시장 전체가 같은 문제를 겪는다는 확정 자료는 아니다.
당시 최현희 소상공인과장은 인접 중앙·성남시장과 중복되는 메뉴를 제한해 매대 모집이 어렵다고 답했다. 메뉴를 다양화하고 싶어도 기존 상권의 보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컨설팅을 받고 메뉴를 개발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새로운 선택지를 늘리는 일과 이미 영업하는 점포의 거래를 지키는 일이 한 운영 안에서 만난 것이다.
이 기록은 야시장을 관광객을 더 모으는 장치로만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를 보여준다. 사람의 이동이 늘어나는 것과 어떤 판매자에게 거래가 돌아가는지는 같은 질문이 아니다. 메뉴 구성과 모집 조건에 대한 조정은 상권 내부의 관계를 포함한다. 다만 지난해의 질의를 현재의 분쟁이나 정책 실패로 이어 붙일 근거는 없다.
올해 운영 발표에서 확인할 내용과 남은 결과
강릉시가 4월 29일 발표한 올해 월화거리야시장 운영 기간은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의 금요일과 토요일이다. 우천 시에는 휴장하고 중앙·성남시장 SNS와 현수막 등을 통해 운영 여부를 안내한다고 했다. 이 일정은 화요일인 10월 20일에 야시장이 열린다는 안내가 아니다. 주변 골목과 상설시장 영업을 야시장 일정에 맞춰 한꺼번에 설명해서도 안 된다.
시는 올해 초 운영 협약서를 정비하고 운영자 교육과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4월 24일에는 현장 리허설과 가스·전기·시설물 합동점검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운영 준비와 관리의 기록이다. 사고가 없다는 보증이나 이후 모든 날짜의 시설 상태를 대신하는 자료는 아니다.
영문 메뉴판을 비치하고 취식 공간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에 포함됐다. 물건을 고르는 경험에 언어와 머무는 자리의 조건이 함께 들어온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계획의 발표와 현장 적용 결과는 나누어 읽어야 한다. 컨설팅과 협약 정비가 앞선 메뉴 다양성 문제를 해결했다는 후속 성과까지 이 발표가 입증하지는 않는다.
현재 상권을 평가할 때 남는 과제는 발표한 운영 조건이 실제 이용과 거래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다. 새 매대의 구성과 기존 점포의 관계, 안내와 취식 환경의 적용은 각각 살펴볼 내용이다. 방문객 수 하나로 그 결과를 대신할 수 없다. 상설시장의 생활 거래와 야간 관광의 경험이 어떤 방식으로 공존하는지에서 이 상권의 구체적인 변화가 드러난다.
강릉중앙시장은 지하 어시장과 위층의 식당, 건어물 가게와 주변 먹거리 골목을 함께 읽을 때 깊어진다. 그 연결에는 오래된 물산의 거래와 새롭게 시간을 더한 야간 소비가 놓여 있다. 시장의 넓은 이름 아래 서로 다른 업종과 운영의 몫을 구분하는 일이 강릉 도심의 상업을 이해하는 단서다.
자료와 확인 기준
- 강릉시: 중앙시장 · 발표 2026-01-14 · 확인 2026-10-20
- 강릉시: 성남시장 · 발표 2026-01-14 · 확인 2026-10-20
- 한국관광공사: 강릉중앙시장 · 확인 2026-10-20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중앙시장 기행 · 발표 2013-12-13 · 확인 2026-10-20
- 강릉시의회: 2025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록 · 발표 2025-12-05 · 확인 2026-10-20
- 강릉시: 2026 월화거리야시장 운영 발표 · 발표 2026-04-29 · 확인 2026-10-20
공개자료의 날짜와 확인 범위를 대조한 편집부 심층기사입니다. 보도 당시의 주장·발표된 계획·확인된 결과를 구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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