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을 고르고 채소와 생선, 떡을 함께 담는 장보기. 수원 못골종합시장을 설명하는 출발점은 식탁에 올라갈 재료가 모인다는 데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반찬·떡·생선·채소·정육·건어물을 다루는 식자재 중심의 종합시장으로 소개한다. 한 가지 명물보다 끼니를 준비하는 여러 거래가 시장의 성격을 만든다.

이 생활의 골목에는 상인이 직접 목소리를 내던 라디오와 가게의 삶을 담은 간판의 역사가 겹친다. 올해 8월에는 폭염 대응과 전기안전을 살피는 행정 점검이, 9월에는 전통시장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다시 보겠다는 현장 방문이 있었다. 못골의 현재를 읽으려면 문화 활동의 명성과 장사가 이어지는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먹거리 시장에 문화가 들어온 시간

정부가 2012년 공개한 시장 소개는 못골시장이 1975년 문을 열었다고 기록한다. 오래된 시장의 역사를 모두 수원 화성의 축성 시기와 연결하기보다 이 시장 자체가 형성된 시간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남문 일대 전통시장군의 한 부분으로 성장한 식재료 골목에 이후 문화사업이 더해졌다.

분기점은 2008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그해 9월 19일 발표는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을 못골시장과 강릉 주문진시장에서 9월부터 착수한다고 밝혔다. 못골에서는 어린이 문화·경제교육과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 이야기, 제철 농산물 행사, 상인과 예술가가 함께 만드는 이야기 간판 등을 계획했다.

문화사업은 시장의 업종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구상보다 이미 파는 물건과 사람의 관계에 주목했다. 식재료를 조리법과 연결하고 상점의 얼굴에 상인의 삶을 담는 방식이었다. 당시의 세부 프로그램을 오늘도 모두 운영하는 사업으로 읽을 수는 없지만, 문화시장이라는 정체성이 무엇에서 출발했는지는 이 기록에서 드러난다.

시장 라디오 ‘못골 온에어’는 2009년 1월 문체부 발표에 등장한다. 이후 2012년 자료에는 상인 라디오와 밴드, 합창단, 주민 요리교실이 소개됐다. 외부 공연을 잠시 불러오는 방식과 상인이 이야기의 주체가 되는 방식은 시장 안에서 관계를 만드는 경로가 다르다. 이 차이가 못골의 문화적 특징을 설명한다.

남문상권 안에서 식탁을 맡는 골목

못골을 주변 시장과 함께 보면 기능이 더 분명해진다. 경기도가 9월 30일 공개한 탐방 자료는 남문 일대의 영동시장을 한복·의류, 구천동공구시장을 공구·공산품으로 소개하고 못골에서는 반찬·채소·떡·즉석 먹거리를 다룬다. 인접한 시장들이 이름만 다른 공간이 아니라 서로 다른 구매 목적을 받아내는 상권이라는 뜻이다.

식재료와 완성된 반찬이 함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직접 요리할 재료를 고르는 수요와 바로 먹을 음식을 마련하는 수요가 같은 골목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상품 구성을 관광객의 먹거리 체험으로만 읽으면 주민이 끼니를 준비하는 시장의 역할이 빠진다. 못골은 여행의 장면이면서 일상적인 식품 구매의 장소다.

관광공사는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제사 장보기 장면을 촬영한 곳으로도 이 시장을 안내한다. 대중문화가 비춘 장면 역시 시장이 원래 가진 식재료 거래와 맞닿아 있다. 촬영지라는 정보는 새로운 관심의 계기지만 이후 방문객 증가율이나 매출 상승을 입증하는 수치와는 다르다.

최근 경기도 탐방 자료에는 온라인 주문·배송과 여러 결제수단, 남문상권 공동 홍보와 협력도 소개돼 있다. 문화 활동으로 이름을 알린 시장이 오늘의 구매 방식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는 기록이다. 다만 배송 가능 지역과 비용, 점포별 결제 조건은 이 소개만으로 일괄 안내할 수 없다. 시장의 영업시간도 점포별로 다르다.

이야기의 힘과 생활상권의 성적표 사이

상인과 가게를 기억하게 하는 이야기는 못골의 분명한 자산이다. 상품 이름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점포에도 사람의 시간이 쌓여 있다는 것을 전한다. 2012년 자료가 소개한 이야기 간판과 상인 문화 활동은 거래를 익명의 구매에서 관계가 있는 만남으로 읽게 한다. 이러한 축적은 시장을 설명하는 고유한 내용이다.

그렇다고 과거의 활기를 현재의 성적으로 옮길 수는 없다. 당시 소개에 나온 점포 수와 주말 방문 규모는 2012년의 기록이다. 오래 알려진 성공 사례라는 이유만으로 2026년의 매출이나 점포별 상황이 같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시장의 인지도와 현재 거래의 상태는 각각의 자료로 살펴야 한다.

올해의 공식 점검은 다른 층위를 보여준다. 경기도는 8월 10일 못골시장에서 폭염 대응시설의 운영과 소방·전기시설, 통행로를 살피고 상인들의 어려움과 건의사항을 들었다고 밝혔다. 관계기관은 전기제품의 안전한 사용과 화재예방 행동요령도 안내했다. 생활상권은 상품과 문화뿐 아니라 상인과 이용자가 머무는 환경으로 유지된다.

이 발표는 점검과 안내가 있었다는 근거다. 위험시설이 적발됐다거나 사고가 발생했다는 결과는 담고 있지 않다. 반대로 점검을 마쳤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운영 문제가 해소됐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 여름의 대응 기록을 가을의 현재 위험으로 재포장하지 않으면서, 어떤 건의가 후속 조치로 이어졌는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한 읽기다.

지원정책과 디자인, 발표 뒤에 남는 확인

수원시의회가 9월 23일 공개한 자료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영동시장과 못골종합시장을 찾아 상인회와 간담회를 한 사실이 담겼다. 온누리상품권 개편을 포함해 기존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상인이 체감할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도 소개됐다. 현장의 의견을 정책과 연결하겠다는 방향이지 지원액과 집행 결과가 확정됐다는 발표는 아니다.

시장 외관과 관련한 행정 기록은 진행 단계를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수원시 계약정보의 ‘못골종합시장 파사드 디자인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8월 11일 준공·검수, 8월 20일 2570만원 지급으로 기록돼 있다. 여기서 완료된 대상은 디자인 기본계획 용역이다. 시장 외관 공사가 끝났거나 새 디자인이 현장에 모두 적용됐다는 뜻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이 구분은 오래된 시장에 새로운 인상을 더하는 사업을 읽을 때 중요하다. 이야기 간판의 역사와 디자인 계획의 완료는 각각 근거가 있지만, 두 사실만으로 현재 가게의 사용성과 고객 반응을 알 수는 없다. 계획 이후 무엇이 실제 적용됐는지와 그 변화가 거래 공간에 어떻게 이어졌는지는 별도의 기록이 필요하다.

정책 재검토 역시 발표와 체감 사이에 과정이 있다. 최근 자료가 보여주는 것은 상인의 의견을 듣고 기존 제도의 실효성을 살피겠다는 단계다. 문화 활동으로 알려진 시장에도 오늘의 안전관리와 구매 편의, 지원제도의 적용 조건을 읽는 일이 남는다. 확인되지 않은 새 프로그램을 덧붙이기보다 이미 발표된 대응이 어떤 실행과 결과로 이어지는지 살피는 것이 현재의 판단 과제다.

못골종합시장의 이야기는 라디오나 간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이야기가 설 자리는 반찬과 식재료를 사고파는 일상의 거래다. 문화의 축적과 최근 행정 기록을 함께 보면, 이 시장의 특징은 먹거리 골목이 스스로를 설명해 온 방식과 그 생활을 계속 지탱하는 운영 조건에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자료와 확인 기준

공개자료의 날짜와 확인 범위를 대조한 편집부 심층기사입니다. 보도 당시의 주장·발표된 계획·확인된 결과를 구분했습니다.

로컬넥스트 로컬상권 투어 연재 모아보기 →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로컬넥스트 로컬상권 투어 9/100] 못골종합시장, 식재료 골목에 쌓인 이야기와 오늘의 장보기를 잇다수원 못골종합시장은 반찬과 식재료 거래를 바탕으로 상인들의 이야기와 문화 활동을 더해 온 골목형 시장이다. 2026년의 안전점검과 지원정책 재검토, 디자인 기본계획 기록은 문화시장이라는 명성 뒤에 남아 있는 일상 운영의 과제를 보여준다.

저작권자 © 로컬넥스트뉴스(LOCALNEXT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못골종합시장#수원전통시장#로컬넥스트로컬상권투어#남문상권#식재료시장#문전성시#못골온에어#시장문화#전통시장지원#생활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