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물질을 찾았다는 소식과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소식 사이에는 긴 시간이 있다. 연구비가 필요한 시기와 투자자가 다음 증거를 요구하는 시점도 일치하지 않는다. 바이오 스타트업의 성장은 기술의 진전뿐 아니라 그 간격을 어떻게 건너는지에 달려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가 10월 29일 발표한 ‘K-제약바이오 프론티어기업 육성 방안’은 이 간격을 부처 간 연계로 다루겠다는 정책이다. 기업은 200개 육성이라는 목표와 자신의 다음 개발 단계에 필요한 조건을 나눠 읽어야 한다.

최대 5년은 모든 기업에 보장된 기간이 아니다

정부는 유망기업을 매년 50개씩 발굴해 2030년까지 총 200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신약개발, 의료기기·디지털헬스, 바이오소재·생산기술이 대상 분야다. 선정기업에는 성장디렉터를 연결하고 1단계 2년간 연구개발·임상·사업화를 맞춤형으로 지원한 뒤, 성과평가를 거쳐 우수기업에 투자·글로벌 진출 등을 3년간 추가 지원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따라서 ‘최대 5년 지원’을 모든 선정기업이 받는 확정 혜택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11월 3일 확인한 육성방안은 정책 방향과 단계 구조를 설명하는 자료이며 개별기업의 접수 마감이나 확정 지원액을 안내하는 모집공고와 다르다. 기업은 향후 세부 공고에서 신청자격, 평가방식, 지원범위와 중복지원 조건을 다시 대조해야 한다.

정책금융도 구별해야 한다. 발표된 3년간 투자 600억 원과 사업화 보증 900억 원은 전체 지원 구상이다. 이를 기업 수로 나눠 회사별 지원금으로 계산할 수 없다. 투자와 보증은 보조금과 성격이 다르고 개별 심사와 실행 과정도 따른다. 사업계획의 자금표에는 아직 확보하지 않은 재원을 확정 수입과 섞지 않는 편이 타당하다.

연구 성과를 다음 단계의 판단자료로 바꿔야 한다

이번 방안은 후보물질부터 비임상·임상, 사업화·투자, 해외 진출까지 연결을 강조한다. 국무조정실 발표도 임상·인허가·품질공정 관련 통합 컨설팅과 병원·기업 협력을 주요 축으로 설명했다. 개별 연구성과가 다음 단계에서 요구하는 증거와 연결되지 않으면 지원사업이 이어져도 개발의 공백은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필자의 판단은 기업이 다음 의사결정에 필요한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의 독창성, 반복 검증의 수준, 생산 가능성, 지식재산의 권리 범위, 협력기관과의 계약 조건은 서로 다른 질문이다. 연구보고서 하나로 모두 답할 수 없으며 기술 분야와 개발 단계에 따라 필요한 검증도 달라진다. 실제 요건은 해당 규제와 전문기관 검토를 따라야 한다.

성장디렉터가 연결된다는 사실도 기업의 의사결정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어느 가설을 유지하고 어느 실험을 멈출지, 외부 파트너에게 어떤 자료를 제공할지, 비용과 기간의 위험을 누가 검토할지 정해야 한다. 자문 결과가 연구팀의 다음 실험과 경영진의 자금 결정으로 이어지는 회의 기록이 있어야 지원이 일회성 조언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원의 연결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시간의 불일치다

기업의 현금흐름은 발표된 정책 일정과 다르게 움직인다. 계약금과 인건비가 먼저 나가고 평가와 투자 검토는 뒤에 끝날 수 있다. 창업자는 다음 평가까지 필요한 비용뿐 아니라 일정이 지연될 때 유지해야 할 최소 운영을 따로 봐야 한다. 이는 특정 정책이 지연된다는 예측이 아니라 개발기간의 불확실성을 자금계획에 반영하자는 제안이다.

과제를 늘려 자금을 잇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 기업의 핵심 개발 방향과 거리가 먼 사업에 맞추면 제한된 연구인력과 경영진의 시간을 분산시킬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이 추가 실험인지, 생산공정 개선인지, 파트너 검토인지 구별하고 그 과제에 맞는 재원을 찾아야 한다. 신청 가능한 사업의 수보다 다음 판단을 바꿀 증거의 질이 중요하다.

지역 바이오 지원기관은 장비와 공간을 소개하는 데서 더 나아가 기업이 어느 단계에서 멈추는지 살펴볼 수 있다. 병원, 시험기관, 생산 파트너와의 협력에 필요한 자료와 절차를 정리하면 기업의 준비가 구체화된다. 다만 기관의 소개가 계약 체결이나 인허가 통과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협력 상대가 요구하는 기준과 기업이 실제 제공할 수 있는 범위를 맞추는 일이 핵심이다.

200개 육성 목표는 기회의 규모를 보여주지만 개별 기업의 다음 단계를 보장하지 않는다. 바이오 스타트업은 정책의 지원 축을 자신의 개발 일정과 대조하고, 평가에서 확인할 증거와 확보한 자금, 아직 필요한 자금을 구별해야 한다. 성장의 간격은 사업명으로 메워지지 않는다. 다음 단계로 넘어갈 조건을 설명하고 그때까지 버틸 준비를 갖출 때 지원의 연결도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창업·스타트업 이슈] 제약바이오 200개 육성, 성장 단계 사이의 자금 공백을 읽다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가 2030년까지 제약바이오 프론티어기업 200개를 육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바이오 스타트업은 최대 지원기간을 확정 수입처럼 계산하지 말고, 단계별 평가와 자금 유입 사이를 버틸 개발·사업화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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