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창업정책을 볼 때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도시 선정’과 ‘기업 선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0월 22일 알린 내용은 창업도시 6곳의 선정 결과가 아니라, 10월 23일부터 추가 공모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지역이 수혜를 확정했다거나 개별 스타트업이 곧바로 자금을 받는다고 읽어서는 안 된다. 이번 공모가 던지는 핵심 질문은 간판이 아니라 연결이다. 지역의 대학·연구소·기업·투자기관이 창업기업의 고객, 인재, 실증, 자본을 얼마나 촘촘하게 이어 줄 수 있느냐가 정책의 성패를 가른다.

공모 대상은 기업이 아니라 ‘도시의 운영체계’다

이번 추가 공모는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대학·연구기관, 창조경제혁신센터, 투자기관, 지역기업 등 혁신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추진체계를 만드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개별 기업 몇 곳을 선발해 사업화 자금을 나눠 주는 단발 사업과 성격이 다르다. 지방정부가 지역의 산업 기반과 연구 역량을 하나의 성장 경로로 묶고, 창업기업을 발굴한 뒤 사업화·연구개발·투자·실증으로 이어지게 하는 생태계 사업에 가깝다.

이미 대구·광주·대전·울산은 4대 과학기술원을 축으로 선도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4월 발표에서 2030년까지 창업도시 10곳을 조성하고 그중 5곳 이상을 세계 창업생태계 100위권에 올리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6곳 공모는 그 10곳 체계를 채우기 위한 후속 절차다. 다만 사업기간, 평가항목, 재정지원 규모와 기업별 지원조건은 공고문과 후속 세부사업에서 확인해야 한다. 정책 방향을 기업의 확정 지원으로 바꿔 읽으면 준비의 순서가 어긋난다.

스타트업은 이전 혜택보다 네 개의 연결을 확인해야 한다

첫째는 고객 연결이다. 지역 주력산업의 앵커기업과 공공기관이 실제 구매자나 실증처가 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둘째는 인재 연결이다. 대학이 교육 행사만 여는지, 아니면 채용·공동연구·기술이전까지 이어지는지 구분해야 한다. 셋째는 실증 연결이다. 규제, 장비, 데이터, 현장 접근권을 누가 열어 주고 실패 비용을 어떻게 분담하는지가 중요하다. 넷째는 자본 연결이다. 데모데이 횟수보다 후속투자 주체와 지역 밖 투자자의 참여 경로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네 연결이 약하면 공간과 행사만 늘고 기업은 다시 수도권으로 이동한다. 반대로 고객과 실증이 먼저 열리면 본사 이전을 서두르지 않아도 지역 사업장이 생기고 고용이 따라온다. 지역 스타트업의 판단표에는 ‘입주 공간 제공’보다 ‘첫 구매 가능 기관’, ‘공동연구 책임자’, ‘실증 승인 절차’, ‘후속투자 파트너’를 적는 편이 낫다.

지방정부에는 산업명보다 운영 장면이 필요하다

지역 제안서도 ‘AI·바이오·모빌리티’ 같은 산업명 나열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떤 기업이 어떤 현장 문제를 해결하고, 어느 기관이 데이터를 제공하며, 누가 구매 판단을 내리고, 성과가 다음 투자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한 장의 흐름도로 보여 줘야 한다. 기존 사업을 단순히 묶는 것과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책임기관을 다시 배치하는 것은 다르다.

특히 공모가 시작된 지금은 선정 가능성을 과장하기보다 지역 내 빈 고리를 찾을 때다. 실증은 많은데 구매가 없거나, 연구는 강하지만 창업자가 부족하거나, 초기투자는 있으나 후속투자가 끊긴다면 그 지점이 사업의 핵심 과제가 된다. 창업도시의 경쟁력은 예산 총액보다 이 단절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메우느냐에서 드러난다.

오늘 기업이 할 일은 ‘우리 지역이 될까’가 아니다

기업은 공모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자신의 성장 경로를 지역 생태계에 대입해 볼 필요가 있다. 향후 세부공고가 나오면 지원대상 업력, 소재지·이전 요건, 자부담, 협약기간, 중복수혜 제한을 원문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2026년 6월 기존 4개 창업도시 기업 모집도 초기·도약·성장·이전 트랙별 자격이 달랐다. 새 6곳의 기업 프로그램이 같은 구조라고 단정할 수 없다.

선정 전에는 네트워크 지도를 만들고, 선정 후에는 확정 공고를 기준으로 움직이는 것이 안전하다. 정책의 이름이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기술과 자본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운영이 기업을 성장시킨다. 이번 공모를 지역 간 타이틀 경쟁이 아니라 스타트업 성장 경로를 다시 설계하는 계기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기자 소개|김용한 김용한 기자는 경영학 박사이자 경영컨설턴트로, 지자체·공공기관의 정책기획과 국비공모, 창업·마케팅 분야 교육·컨설팅을 수행해 왔다. 현재 엠아이넥스트와 국비공모랩 대표로 지역 현장의 문제를 실행 가능한 사업과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창업·스타트업 이슈] 창업도시 6곳 공모 시작, 지역 스타트업은 ‘선정 발표’보다 연결 구조를 봐야 한다중소벤처기업부가 기존 대구·광주·대전·울산에 더해 창업도시 6곳을 추가하기 위한 공모를 10월 23일 시작한다. 아직 6곳이 선정된 것은 아니며, 지역 스타트업은 도시의 간판보다 고객·인재·실증·투자가 실제로 이어지는 구조와 향후 확정 공고를 살펴야 한다.

저작권자 © 로컬넥스트뉴스(LOCALNEXT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창업도시#지역스타트업#창업생태계#지역혁신#딥테크창업#지방정부#실증사업#벤처투자#지역인재#중소벤처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