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를 내건 기업의 발표장에 시민의 평가가 들어온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10월 16일 안내한 ‘사회적가치 비즈니스모델 공모전 밸류업데이’는 11월 4일 서울 페럼타워에서 열린다. 본선에 오른 10개 기업의 발표에 청중평가단이 참여하고, 일반 현장 참가자는 가상의 투자금을 배분한다. 기업이 말하는 가치가 전문가의 심사표 밖에서도 이해되는지 살펴보는 기회다.

5점의 청중평가가 묻는 것

이번 청중평가단은 사회연대경제에 관심 있는 일반 국민 30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의 평가 결과는 최종 심사에 가점 5점으로 반영된다. 현장 참가자를 위한 ‘국민가치투자자’ 프로그램은 가상 투자금 1000만원을 세 기업에 나누는 방식이다. 실제 자금을 납입하거나 지분을 취득하는 투자가 아니다. 평가 참여와 투자 유치 실적을 같은 숫자로 제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시민에게 사업을 설명할 때에는 전문용어보다 해결하려는 불편과 변화의 크기가 먼저 드러나야 한다.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생겼는지, 그 변화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판단의 출발점이다. 이 연결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좋은 취지에 동의한 사람도 사업의 효과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청중의 반응은 그 설명에서 빠진 고리를 찾는 자료가 될 수 있다.

수혜자와 구매자는 같지 않을 수 있다

사회적 목적을 가진 사업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 비용을 부담하는 기관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이용자가 편리함을 느끼더라도 구매기관의 예산과 도입 절차가 맞지 않으면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구매가 성사됐다는 사실만으로 수혜자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두 설명되지는 않는다. 기업은 두 종류의 성과를 각각의 근거로 보여줘야 한다.

공감의 크기를 매출 전망으로 옮길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청중이 선택한 가상 투자금에는 실제 구매자의 가격 부담이나 계약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 제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반응과 돈을 지불하고 계속 이용하겠다는 행동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실제 계약, 유료 이용, 재구매 등 거래를 보여주는 기록이 따로 있어야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설명도 구체화된다.

사회적 성과를 매출 옆에 놓는 방식

사회적 성과는 지원받은 인원이나 행사를 연 횟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일자리를 만들었다면 고용의 지속과 근로 조건이, 접근성을 높였다면 이전에 이용하기 어려웠던 사람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게 됐는지가 중요하다. 이는 이번 공모전의 별도 의무 지표라는 뜻이 아니라, 기업이 주장하는 변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맞물리는지 살펴볼 판단 기준이다.

비교의 기준도 필요하다. 같은 이용자 수라도 집계 기간과 중복 포함 여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제품 판매와 사회적 성과를 하나의 수치로 합치면 둘 사이의 관계를 오히려 읽기 어려워진다. 매출은 어느 고객의 어떤 거래에서 발생했고, 사회적 변화는 누구에게 어떤 범위에서 나타났는지 나란히 설명할 때 외부 평가자가 기업의 강점과 남은 과제를 함께 볼 수 있다.

접수 마감과 시민 참여를 구별해야

고용노동부가 8월 10일 공개한 참가기업 모집 안내의 접수 기간은 7월 30일부터 8월 20일까지였다. 대상도 2023~2025년 사회적가치지표 평가에서 우수 이상을 받은 사회연대경제기업으로 제시됐다. 이번 10월 안내는 이미 본선에 오른 기업을 평가하는 시민 참여에 관한 것이다. 사회문제를 다루는 소셜벤처라는 이유만으로 누구나 지금 참가기업으로 신청할 수 있는 모집은 아니다.

본선 기업에는 투자설명 자료와 사회적가치·마케팅 등에 관한 멘토링이 제공됐고, 밸류업데이는 그 발표를 외부 평가와 연결하는 자리다. 수상과 시민의 호응은 기업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후속 투자나 매출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발표 이후의 성과를 설명할 때에도 수상 기록, 평가 결과, 실제 계약의 범위를 구분해야 기업을 지지하는 사람에게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다.

이번 행사의 의미는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통로가 넓어진다는 데 있다. 소셜벤처에는 그 통로에서 얻은 공감을 과장하지 않고 해석할 책임이 따른다. 시민이 무엇을 이해하고 지지했는지와 고객이 어떤 조건에서 실제 비용을 지불했는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성과와 거래의 근거가 각각 선명할수록 기업의 약속은 일회성 발표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사업의 설명으로 이어진다.

기자 소개|김용한 김용한 기자는 경영학 박사이자 경영컨설턴트로, 지자체·공공기관의 정책기획과 국비공모, 창업·마케팅 분야 교육·컨설팅을 수행해 왔다. 현재 엠아이넥스트와 국비공모랩 대표로 지역 현장의 문제를 실행 가능한 사업과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창업·스타트업 이슈] 사회적가치 청중평가, 소셜벤처는 공감과 실제 거래를 구분해야 한다사회적가치 비즈니스모델 공모전이 청중평가와 모의투자로 시민 참여를 넓힌다. 소셜벤처가 여기서 읽어야 할 것은 실제 매출이나 투자 유치의 확정이 아니라, 사회적 성과가 외부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전달되는지와 거래 근거가 어디까지 확보됐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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