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스타트업의 기술 소개서에는 실험 결과와 개발 가능성이 담긴다. 그러나 협력할 제약기업이 필요한 자료는 다를 수 있다. 기존 연구에 어떤 빈틈이 있고, 스타트업의 기술을 어느 단계에 적용하며, 제한된 기간에 무엇을 확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현재 모집 중인 바이오 분야 오픈이노베이션도 두 기업이 함께 수행할 과제를 만드는 과정으로 읽어야 한다.

신청 날짜 하나만 보고 준비하면 놓치는 절차

중소벤처기업부는 10월 1일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의 제2차 상호 자율탐색형 바이오 분야 모집을 공고했다. 수요기업과 협업제안서를 제출한 창업기업 10개사 내외를 선정해 협업과제에 필요한 사업화 자금을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하고 후속 연계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최고 한도는 모든 참여기업에 확정 지급되는 금액이 아니다.

창업진흥원 K-Startup의 같은 공고는 절차를 두 단계로 안내한다. OI마켓의 풀링 신청서는 10월 21일 오후 4시까지, 협업제안서는 11월 2일 오후 4시까지 제출해야 한다. 풀링 신청서를 내지 않으면 협업제안서를 제출할 수 없다. 전체 접수 종료일이 11월로 표시돼 있어도 첫 단계를 늦출 수 없는 구조다.

신청 대상은 공고일 기준 창업 7년 이내 기업 또는 10년 이내 신산업 분야 창업기업이며, 구체적인 요건과 제외 대상도 충족해야 한다. 바이오 기업이면 업력과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제출 서류도 신청 주체별로 확인해야 한다.

서로 찾는 방식에서는 협업의 범위를 먼저 좁힌다

공고가 제시한 절차는 풀링, 상호 자율탐색과 선택적 오프라인 밋업, 협업제안서, 평가·선정으로 이어진다. 기술을 등록했다는 사실만으로 협력 상대나 지원금이 정해지는 방식이 아니다. 상대 기업이 어느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이해하고 기술과 자원을 연결하는 협의가 중간에 놓여 있다.

스타트업이 새로운 플랫폼의 다양한 가능성을 설명하더라도 수요기업은 특정 후보물질이나 분석 과정에 필요한 한 가지 성능을 볼 수 있다. 논의의 단위를 좁히면 공동 검증의 대상과 필요한 자료가 명확해진다. 넓은 기술 소개와 실제 협업과제 사이의 거리를 줄여야 서로 다른 기대가 제안서 안에 함께 들어가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여기서 확인할 것은 결과물의 이름뿐만 아니라 평가할 조건이다. 어떤 시료나 자료를 사용하고, 비교 대상은 무엇이며, 어느 결과가 나와야 다음 단계의 협의를 시작할 수 있는지에 따라 과제의 규모가 달라진다. 이는 이번 공고의 추가 의무가 아니라 두 기업이 같은 실험 결과를 다르게 해석하지 않기 위한 사업상의 판단이다.

검증 기회와 공동개발 계약은 다른 단계다

중기부가 6월 10일 별도로 발표한 모두의 챌린지 바이오도 제약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해 기술검증과 공동 연구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였다. 당시 모집은 7월 1일 종료됐다. 그 사업의 참여 기업이나 조건을 이번 자율탐색형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지만, 바이오 협력 정책이 기술의 소개 이후 단계에 주목한다는 맥락은 읽을 수 있다.

기술검증을 함께 했다고 공동개발이나 투자, 기술이전이 자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과를 검토하는 주체와 후속 협의를 결정할 시점, 각 기업이 추가로 부담할 비용이 남는다. 초기 논의부터 최종 거래를 확정한 것처럼 표현하면 지원기간 이후의 자금과 인력 계획도 과도해질 수 있다.

기존에 보유한 기술과 공동 수행 과정에서 만들어질 결과를 구분하는 일도 중요하다. 자료를 어느 범위까지 공유할지, 외부 발표나 다른 파트너와의 협력이 가능한지에 따라 기업의 선택지가 달라진다. 권리와 비밀유지 조건은 개별 계약과 적용 규정으로 확인해야 하며, 지원사업 선정이 그 협의를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짧은 지원기간에 확인할 수 있는 결과를 정한다

바이오 기술은 연구 단계에 따라 필요한 시험과 자원, 시간이 크게 달라진다. 초기 사업화 과제에서 장기 개발의 최종 성공을 모두 약속하기보다 현재 단계에서 확인할 범위를 설명해야 한다. 누가 자료와 장비를 제공하고 누가 실험을 수행하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때 어떤 판단이 가능한지가 과제의 실행성을 보여 준다.

스타트업에는 자체 개발 일정과 협업 일정이 동시에 존재한다. 시료 제공과 상대 기업의 검토가 늦어질 때 인력 운용에 미칠 영향도 따져야 한다. 기술의 잠재력이 크더라도 두 조직의 준비 수준과 수행 시점이 맞지 않으면 이번 협업의 범위를 조정해야 할 수 있다.

마감을 앞둔 기업에 필요한 것은 기술 소개서의 장점을 더 늘리는 일이 아니다. 정해진 첫 신청을 놓치지 않고, 협력 상대와 함께 확인할 질문을 구체적인 수행 범위로 바꾸는 일이다. 그 질문이 분명해야 검증 결과가 다음 사업의 판단 자료로 남는다.

기자 소개|김용한 김용한 기자는 경영학 박사이자 경영컨설턴트로, 지자체·공공기관의 정책기획과 국비공모, 창업·마케팅 분야 교육·컨설팅을 수행해 왔다. 현재 엠아이넥스트와 국비공모랩 대표로 지역 현장의 문제를 실행 가능한 사업과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로컬넥스트뉴스로컬넥스트뉴스 | [창업·스타트업 이슈] 바이오 협업 모집 마감 앞둔 스타트업, 기술 소개보다 공동 과제가 먼저다바이오 분야 상호 자율탐색형 오픈이노베이션 모집은 풀링 신청과 협업제안서 제출의 마감이 서로 다르다. 참여를 검토하는 스타트업은 기술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데서 나아가, 수요기업과 무엇을 검증하고 어떤 조건에서 후속 협력을 판단할지 구체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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